13일 발표된 박근혜 정부의 1차 조각의 특징은 '관료 출신의 전문가'로 요약된다. 또한 박 당선인이 언급했던 '탕평'을 반증한 듯 정권의 색깔이 전혀 다른 참여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이력을 가지고 있는 인사들을 대거 발탁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6개 부처 장관 내정자들 대부분이 관료 출신으로 모두 자신이 십수년간 근무하며 잔뼈가 굵은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됐다. 그만큼 인선 과정에서 '전문성'을 중시했다는 뜻이다.
박 당선인은 정부 부처 수장 인선에서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삼아 인선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고, 실제로 자신이 꺼낸 말을 지켰다. 이날 발표된 국무위원 후보 중 가장 오래 관료생활을 한 사람은 외교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윤병세 내정자다.
현재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의 위원으로 활동 중인 윤 내정자는 외교부에 30년간 몸을 담았었다. 외무고시(10회)를 통과해 외무부 북미1과장, 주 미국 공사참사관을 거쳤다.
참여정부 때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정책조정실장, 외교통상부 차관보,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을 역임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내정자 또한 교육부에서 20년간 재직한 교육행정전문가로 교육부 사무관과 국·과장을 지냈으며 경기도와 서울시 부교육감 등을 역임했다. 서 내정자 역시 윤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참여정부 때 교육부 차관을 지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역시 20년간 문화부에 재직했던 인물로 윤 내정자, 서 내정자와 비슷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문화부 사무관부터 시작해 한국예술종합학교 국립국어연구원을 거쳐 문화관광부 공보관, 문화산업국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참여정부 때 문화부 차관을 지냈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는 참여정부 시절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냈으며 수십년 동안 병법에 대해 연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대검 공안 1·3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창원지검장, 대구고검장 등 검찰에 28년간 재직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농식품부 장관을 지냈던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는 내무관료로 일하다가 1994년 경기 김포군수를 시작해 인천서구청장, 김포시장을 역임했다. 안행부 장관으로서 필요한 행정경험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발표된 6명의 내정자 중 4명이 참여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1차 인선 때 국가안보실장으로 지명된 김장수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도 참여정부 때 국방부 장관을 지낸 바 있다.
이를 두고 인수위 안팎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어느 정부 출신인지 보다는 전문성을 더 우선시한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날 발표된 내정자들의 출신 지역을 보면 서울과 인천지역이(황교안·윤병세·서남수·유정복·유진룡)이 5명이며 경남(김병관)이 1명으로 지역안배 측면은 심도있게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발표하게 될 미래창조과학부, 기획재정부 등 다른 정부 부처 장차관급 인선에서도 지역안배 등 다른 요소보다는 전문성에 비중을 설정한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