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에서 '747공약'을 앞세워 경제대통령을 구호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정부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과 2011년 두 차례 글로벌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여러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통해 세계 3위의 경제영토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함께 세계 9번째 무역 1조 달러 달성, 세계 6번째 원전수출국으로 도약하는 등 경제대통령이라는 상징성에 걸맞는 실적을 거뒀다.
또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재진입하고, 인구 5000만명을 돌파해 세계에서 7번째로 '20-50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야심차게 추진했던 자원외교는 기대와는 달리 참담한 성적표를 보였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의 자원 외교에 따라 맺어진 71건의 양해각서(MOU) 중 본 계약이 체결된 것은 단 한 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FTA 체결 확대…경제영토 세계 3위 = 이명박 정부는 한·미 FTA, 한·EU FTA 체결과 유럽, 북미, 아시아 3개 대륙으로 FTA 체결을 확대했다. FTA 체결·타결국은 2004년 1건(1개국)에서 2012년 9월 10건(47개국)으로 늘어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는 칠레, 멕시코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하게 됐다.
FTA로 인해 경제영토가 넓어진 결과, 글로벌 경제위기 등에 따른 수출 둔화추세에도 FTA 혜택 품목은 수출이 증가했다.
2011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對 EU 전체 수출은 12.1%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FTA 혜택 품목은 16.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 수출의 경우에도 한·미 FTA가 발효된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전체 수출은 4.2% 증가에 그쳤으나, FTA 혜택 품목의 경우 13.9%가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FTA 체결효과가 가시화돼 어려운 대외경제여건 극복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와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언론은 관세청 자료를 인용해 "유럽연합(EU)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2011년 7월 이후 1년간, 우리나라의 對 EU 무역수지 흑자폭이 7분의 1로 대폭 축소됐다"고 전하면서 "이는 對 EU 수출이 12.1% 감소한 반면, 수입은 13%나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외에 미국과의 FTA에 대해서도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와 같은 독소조항이 앞으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외환은행을 인수해 수 조원의 차액을 남긴 론스타가 지난해 11월21일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을 위반했다며 국제중재기구인 ICSID(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국제중재를 제기해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한편, 여러나라와의 동시다발적인 FTA 진행으로 인한 '스파게티볼 효과'의 우려도 제기된다. '스파게티볼 효과'란 나라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절차 탓에 기업의 FTA 활용률이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 '20-50 클럽' 가입…국가신용등급 상향 = 우리나라는 2010년에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재진입하고, 2012년 6월에는 인구 5000만명을 돌파해 '20-50 클럽'에 가입한 세계 7번째 국가가 됐다.
'20-50 클럽' 가입은 우리경제가 '규모 확충'과 '질적 향상'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전후독립국으로는 최초 가입이다. 당분간은 '20-50 클럽' 진입 국가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명박 정부 동안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이 상승하여 사상 최고수준을 달성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주요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추세에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우리 신용등급을 모두 상향조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것은 적극적인 위기대응과 안정적인 거시경제 운용을 통해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양호한 재정건전성을 유지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이 상승된 국가신용도에 힘입어 해외 조달금리 인하를 통한 기업의 경쟁력 제고, 중소기업·서민 등 금융소비자 대출금리 하락, 외국인의 투자 증가, 국가브랜드 제고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 자원외교와 UAE 원전수주…속 빈 강정 우려 =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부터 야심차게 추진했던 자원외교는 참담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의 자원 외교에 따라 맺어진 71건의 양해각서(MOU) 가운데 본 계약이 체결된 것은 단 한 건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MOU 이후 진척이 거의 없거나 흐지부지 종결됐다.
이라크 쿠르드의 원유 개발 사업은 2008년 초 이명박 정부가 강조하던 자원 외교의 첫 결실로 평가됐지만, 결국 4400억원을 쏟아 부은 자원 외교 실패 사례로 남게 됐다.
2009년 12월 이명박 정부는 "우리나라는 지난 30여년간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운영 실적과 건설능력을 축적한 결과, 한국형 원전을 UAE에 수출했으며,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세계 원전시장을 독점해온 아레바(佛), GE(美), 히타치(日) 등 유수의 기업을 제치고 이뤄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계약 당시 우리 역사상 최대 플랜트 수출사업으로 건설부문만 200억달러 규모에 향후 60년간 운영비용 200억달러를 추가 할 경우 400억달러에 달하는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힌 UAE 원전수주는 선전과 달리 속빈 강정이 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 컨소시엄에는 한국은 물론 웨스팅하우스와 웨스팅하우스의 대주주인 도시바 등이 포함돼 있는데, 2010년 1월 21일 미의회조사국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UAE 원전수출과 관련한 웨스팅하우스 등 미국기업의 참여분이 전체 200억달러의 5%인 1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미의회조사국의 보고서는 미국기업의 참여분이 처음보다 2배로 늘어나 전체의 10%를 차지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원전수주 직후 일부 언론이 지적했던 것처럼 '원천기술' 등이 없다면 UAE 원전수주는 수익은 커녕 껍데기만 남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는 100% 핵심원천기술을 지난해 말까지 국산화했다고 밝혔지만, 미국기업이 이처럼 야금야금 참여분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이 UAE에 건설할 한국형원자로 APR-1400이 미국 컨버스천 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원자로 설계를 토대로 1987년 업그레이드시킨 모델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 컨버스천사의 설계도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웨스팅하우스가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 측은 APR-1400이 결국 미국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수출통제, 즉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UAE 원전 건설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국전력은 프랑스기업인 아레바, 미일연합컨소시엄인 GE-히타치와 3파전끝에 UAE 원전 4기를 200억달러에 낙찰받았지만, 이는 GE-히타치는 물론 그 보다 낮은 아레바의 입찰가격보다도 30%나 싼 가격이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더해 웨스팅하우스 등 미국기업의 참여가 늘어나고 만약 다른 기술들에 대한 로얄티까지 주장한다면 수익성은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