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 초호화 결혼식 대신, 가족·친지들과 친한 친구들 일부를 초대해 간소하고 저렴하게 예식을 치르는 젊은 커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결혼하는 남자들은 신혼집을, 여자들은 가전제품을 비롯한 각종 혼수품을 마련해야 하는 등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를 치르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특히 수 억원에 달하는 집값과 만만찮은 가격의 혼수용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신혼부부들의 혼자 힘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자식을 가진 죄'로 부모들이 결혼하는 자녀들의 혼수품까지 손수 마련해 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장가가는 아들에게는 전세금을, 시집가는 딸에게는 예단비 등 혼수비용을 챙겨줘야 한다.
그러나 부모들이 결혼하는 자녀들의 손에 쥐어준 혼수비용에도 세금이 부과될 수 있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행 세법상 자녀들에게 과도한 혼수비용을 마련해 줄 경우에는 증여세가 철저히 과세되기 때문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혼수용품은 증여세가 면세된다.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범위라는 기준이 다소 애매모호 하지만, 시행령에 따르면 비과세 되는 혼수용품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사용품으로 제한된다.
결혼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혼수로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을 구입해 주거나 일반적으로 마련해주는 예단비 등은 혼수용품으로 인정돼 증여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혼수로 구입해 준 가전제품과 생활용품 등도 값비싼 호화·사치품에 해당할 경우에는 증여세가 과세된다.
특히 장가가는 아들을 위해 부모가 마련해준 주택, 차량 등은 비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자택이 아닌 전셋집을 마련해주기 위해 자녀들에게 건네 준 전세금도 한 푼도 면세를 받을 수 없다.
한편 부모님이 마련해준 혼수비용을 사용하고 남은 금액을 배우자 등의 통장에 입금하거나, 전셋집·주택·자동차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할 경우에도 증여세가 과세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비과세 되는 혼수용품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사용품에 한하고 호화·사치품 등은 포함하지 않는다"며 "혼수비용이더라도 돈을 예·적금하거나 전세자금, 주택 및 자동차 구입비용 등으로 사용하면 증여세가 과세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