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후보자
국방부장관 김병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8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뜨거운 공방 속에 진행됐다.
새누리당은 정책 검증을 표방하면서, 주로 최근의 북핵 사태와 관련해 대응책을 묻는 등 후보자의 전략가로서의 장점을 부각하는 우호적인(?) 질문이 주를 이뤘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도덕성 검증에 초점을 맞춰 무기 중개업체 유비엠텍 비상임고문으로 재직한 이력과 부동산 투기, 탈세, 주식투자 등의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았다고 할 수 없지만..."
민주당 김재연 의원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제기된 의혹만 33개나 된다면서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았다고 할 수 없지만, 전쟁에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가 연구하면서 살아왔다"며 "지금 국방력 강화가 필요하고 국방 강화를 위해 한 번 더 기회가 부여된다면 강한 군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와 명예 위해 살아온 적 없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김 후보자가 "명예보다 돈을 택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지만, 김 후보자는 "부와 명예 위해 살아온 적이 없다"면서 "무기 중개상은 엔진 합작 생산이 중요해 국가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비난을 감수하고 입사했다"고 밝혔다.
▲퇴사하고 받은 돈 7000만원.."댓가 아니다"
새누리당 김형태 의원은 유비엠텍에 고문으로 있으면서 월급도 받고 했는데 퇴사 이후 7000만원의 돈을 더 받은 이유가 로비의 대가 아닌가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대가 아니다. 정말 오해다. 그렇지만 만약 장관으로 가게 되면 위국헌신 하겠다"고 밝혔다.
▲"장관을 못 할 만큼 잘못한 것이 있는지 아무리 돌아봐도 없다"
민주당의 안규백 의원은 후보자의 의혹이 군대 내부에서 제보되고 있다며 용퇴 의사를 묻자, 김 후보자는 "저도 제가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 일을 했구나, 나에게 유감 있는 사람이 있구나 반성했다"면서도 "장관을 못 할 만큼 잘못한 것이 있는지 아무리 돌아봐도 없다"고 답했다.
▲김능환 대법관에 대해.."저렇게 몸 낮춰서 살아가는 훌륭한 분도 있구나 생각했다"
새누리당의 정희수 의원은 김능환 대법관이 그만두고 야채가게에서 일하는 사진을 봤느냐면서 소회를 묻자 김 후보자는 "저렇게 몸 낮춰서 살아가는 훌륭한 분도 있구나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국가가 위중한 시기에 국가안전을 위해 온 힘을 다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석현 "부동산을 좋아했고, 세금을 싫어했다"
민주당의 이석현 의원은 "후보자는 부와 명예를 위해 살아오지 않았다"라며 "청렴하게 살았다고 말하지만 본 의원이 파악해 본 바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후보자가 살아온 것을 보면, 부동산을 좋아했고, 세금을 싫어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어 위법도 많다면서 탈세, 주민세법 위반, 위장전입 등 4성 장군이 아니라 8성 장군이 될 뻔 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광진 의원 '투기' 목적..김 후보자 '투자' 목적
김 후보자는 위장전입 제외하고 투기 의혹만 9군데 지역에서 16건이라는 지적에 대해 "딱 2곳에서만 성공했다. 5~6군데에서 투자를 했지만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김광진 의원은 당시 아파트에 '투기'하면서 8000만원 주고 다운계약서를 받았지 않았냐고 사실 확인을 요구하자, 김 후보자는 "투기가 아니라 투자"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광진 의원도 일단 투자라고 해 두자며 위장전입과, 공직자 재산 신고 누락, 아들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면서 부담부 증여로 하고, 김 후보자가 직접 매매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김 후부자는 결국 몇 가지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레짐체인지(regime change), 레짐콜랩스(regime collapse)
새누리당의 송영근 의원은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 '수도권을 타격하겠다'는 강경 발언에 대해 우리 군이 '도발원점과 지원세력 뿐 아니라 지휘세력까지 응징보복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김 후보자에게 북의 군사도발에 대한 대응책을 물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레짐체인지(정권 변화) 뿐 아니라 레짐콜랩스(정권 붕괴)까지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유비컴텍의 비상임고문으로 계약을 하면서 무기 중개에 관여한 정황에 대해 야당 의원들과 후보자간 팽팽한 질문과 답이 오가면서 대립각을 세우는 가운데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의혹을 해명하는 데 시간을 주거나, 질문 속에 답변 내용까지 담아서 질문하는 안내자 역할을 담당하는 모습이 나타나곤 했다.
오전에 10시에 시작한 청문회는 차수를 바꿔가면서 이날 자정 무렵에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해 오는 11일 결정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 없이 장관 임명 의사를 밝혀 논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이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3월 정국이 당분간 경색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