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처리 장기화되나…여야 협상 난망
정부조직법 처리가 거듭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12일 현재까지도 협상에 진전이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회담을 재개하며 협상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각자 안에 '대안'을 마련한 제시안마저 논의 자체가 무산돼 정부조직법 처리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12일 정부조직법 처리 핵심 쟁점과 관련 민주통합당의 제시안에 대해 "민주당은 엉뚱한 숙제를 내지 말고 제대로 된 숙제를 해오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가 핵심쟁점인 SO(종합방송유선사업자) 기능의 미래부 이관에 대해 'SO를 방통위에 두는 조건'으로 제시한 ICT 진흥방안과 관련 "엉뚱한 숙제"라고 일갈한 것.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미 민주당 원내대표가 SO를 미래부에 이관하기로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공표까지 한 마당에 이제 와서 역사를 거꾸로 돌려 다시 SO를 방통위에 존치시키자고 주장하는 것은 '흘러간 물에 물레방아를 돌리자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대변인은 민주당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민주당이 이미 SO를 미래부로 이관하는 것에 동의한 마당에 또 다시 SO의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을 재론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ICT 진흥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플랫폼이다. ICT진흥의 기본 요체가 되는 플랫폼은 SO에 관한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을 관장하는 부서가 ICT를 진흥하는 구조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그래서 미래부에서 SO를 관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이런 전제가 성립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제시한 ICT 진흥방안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SO는 방송중립성과 아무런 상관 없다. 보도 기능을 하지 않고 보도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지도 않는다"며 "단순히 콘텐츠 전송하는 매개일 뿐이다. 방송공정성과 관련된 보도부분에 대하여는 방통위에 계속 존치시키겠다고 새누리당은 이미 약속했고 그 외에 종편, 보도전문PP는 방통위에 존치시키겠다고 약속했으므로 방송공정성 논란이 SO때문에 생길 여지는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8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에서 서로 각자 주장하는 안을 담은 대안으로 다시 협상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SO를 방통위에 두는 조건하에 ICT 진흥방안을 마련하고, 새누리당은 SO를 미래부를 옮기는 것을 전제로 방송공정성 확보방안을 전날(11일)제시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이 '약속'을 여겼다"며 "이날 빈손으로 협상에 들어왔다.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의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우 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한편으로는 정부조직법 통과를 강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마치 대안을 제시하는 양 헛된 이중 제스쳐를 취해왔다"며 "특히 UN의 대북제재에 대한 북한의 강한 반발과 위협을 빌미로 11일부터는 안보 선풍 속에 민주당의 백기투항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채널배정권을 갖고 있는 종합유선방송사는 5년마다 '재허가'를 받아야 하고, 특별한 경우 허가 유효기간이 단축될 수 있는데, 이 재허가권을 대통령이 임명한 독임제 미창부장관이 갖게 되면 종합유선방송사는 정권의 눈치를 보며, 정권의 입맛에 따라 채널을 배정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신 대변인은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제안한 8일에 이미 우리는 거절했다. '빈손'운운 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며 "비공개 회담을 언론에 알리는 것도 '언론 플레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상당히 불쾌하다.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