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위한 금리인하 기대감 '솔솔'…'효과 미약' 분석도
한국은행이 3월 기준금리를 5개월 연속 연 2.75%로 동결한 가운데 차후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카드를 안 꺼낸 것인지 새 정부 출범 이후 꺼내기 위해 아껴둔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월 국내 경제상황이 소비·설비투자·수출 감소 등으로 인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의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은행은 3월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한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 "수출이 회복 기조를 유지하고 건설투자가 소폭 증가했으나 소비 및 설비투자는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함에 따라 미약한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또 한은은 "국내경제가 유로지역의 경제활동 부진 등에 따른 세계 경제의 더딘 회복세 등으로 상당기간 마이너스의 GDP 갭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실제 국내 경제동향을 보면 1월중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승용차 내수판매가 지난해 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하며 소매판매가 지난해 12월 0.4% 상승했던 것이 1월 들어 2.0% 감소한 것.
설비투자는 항공기 도입 등 특이요인이 소멸되면서 운송장비 및 일반기계류 등을 중심으로 감소로 전환했으며, 2월중 수출은 423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동월대비 8.6%가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며 새 정부에서 추진하게 될 경기부양책에 맞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C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경기 부양을 위한 일반적인 거시경제 정책 조합의 일환으로 20조원의 추경 예산과 함께 올 2분기 한 차례 25bps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줬다.
1, 2월 실망스러운 수출회복속도와 1월 산업생산 및 내수관련 지표의 부진으로 인해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1월 이후 1.5% 내외에서 머물러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할 동기는 충분하다는 것이 SC은행 측의 분석.
한은에 따르면 2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각각 1.4%, 1.3%로 전월과 유사하게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더라도 물가상승에 대한 압력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한은의 차후 행보가 주목된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일각에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으나, 한은이 금리를 추가 인하하더라도 국내경제 부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은 통화정책보다는 글로벌 수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한은의 금리인하가 원화가치 절하 및 수출경쟁력 제고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모건 스탠리는 현재 기업 대출금리가 사상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가 설비투자 확대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과 관련 "앞으로 해외 위험요인 및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험과 이에 따른 금융·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통위는 "저성장 지속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