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2년 남겨둔 양건 감사원장…유임·교체 논란
박근혜 정부가 4대 권력기관장 교체 인사를 마무리지으면서 임기 2년을 남겨둔 양건 감사원장의 유임 여부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11년 3월 취임한 양 원장은 4년 임기의 절반을 채운 상태. 당초에는 감사원장의 임기를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만큼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최근 임기 보장을 약속했던 경찰청장마저 전격 교체하고,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의 인선 기준으로 '새 정부 국정철학의 공유'를 직접 언급하면서 이같은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감사원이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세출 구조조정과 공직 기강 확립 등 새 정부의 주요 공약 이행의 중심 부처로 지목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박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8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경찰청장도 교체됐는데, 꼭 감사원장이 아니더라도 가급적 새 정부의 새로운 의지와 각오, 분위기에 맞춰 기관장이나 국영기업체 수장들도 알아서 처신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헌법에 보장된 감사원장의 임기는 대부분 지켜져왔다는 것이 감사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임명된 감사원장은 정년이나 국무총리 영전 등의 사유를 제외하고 임기를 보장받았다는 것이다.
84년 임명된 황영시 감사원장은 88년까지, 88년 임명된 김영준 원장은 93년까지 일했다. 1993년 취임한 15대 이회창 원장은 그해 12월 26대 국무총리로 임명돼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16대 이시윤 원장은 1997년까지년 4년 임기를 채웠고, 17대 한승헌 원장은 99년 70세 정년을 맞아 퇴임했다.
18대 이종남, 19대 전윤철 원장도 4년 임기를 채웠다. 다만 노무현 전 정부 말기에 연임된 김영준, 전윤철 원장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지 6개월 여만에 새 정부에 의해 교체된 바 있다. 21대 김황식 원장은 임기 13개월만에 국무총리로 영전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이 감사원장 교체를 결심하더라도 연임된 경우를 제외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헌법에 보장된 감사원장 임기가 지켜지지 못한 적은 없다는 점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장정욱 행정감시팀장은 "공공기관장의 임기보장이 중요한 사안이지만 제대로 지켜져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노무현 정부에서 기관장의 임기를 법률로 정하는 등 임기제를 도입하려 노력했지만, 이는 이명박 정부에서 지켜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 팀장은 "감사원의 경우 특히 대통령과 행정부로부터 독립성이 요구되는 기관"이라면서 "감사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고, 헌법으로 임기가 보장돼 있음에도 정치적인 이유로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