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 박동창 KB금융 부사장 보직해임
KB금융, 종합검사·세무조사 등 압박도 상당
MB정부 시절 금융권 최고의 파워금융인으로 위세를 떨치던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임기 4개월여를 남기고 위태로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과 ING생명 한국법인에 대한 인수가 잇따라 물거품으로 돌아가며 임기말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박동창 부사장이 보직해임을 당하며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18일 어 회장은 이날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박 부사장이 미국의 주총안건 분석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 측에 왜곡된 개인 의사를 전달했다는 혐의가 사실로 확인돼 보직해임했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
박 부사장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진두지휘했던 인물로 어 회장의 경기고 후배이자 고려대 경영대학원 제자인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어 회장이 받을 충격은 커 보인다.
18일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잔여 임기가 있어도 필요성이 있다면 교체를 건의하겠다"며 일부 금융지주 회장들에 대한 교체 의사를 밝히고 있어 어 회장의 지위는 더욱 흔들리는 모양새다.
신 후보자가 금융회사의 경영인의 자격으로 내세운 2가지 덕목은 새정부의 국정철학과 전문성.
금융권에서는 학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시절 'MB맨'으로 통했던 어 회장이 신 후보자가 내세운 2가지 덕목과는 거리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KB금융과 최대 자회사인 국민은행은 금융감독원 종합검사와 국세청 세무조사가 진행중이어서 외부에서의 압박도 상당하다.
금감원은 종합검사 과정에서 이번 정보유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겠다는 입장이고, KB금융의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22일 전후 종합검사 기간의 연장 여부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국세청에서는 2007년 이후 6년만에 지난달 25일부터 국민은행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중인데 새정부 들어 이뤄지는 첫 세무조사라는 의미까지 더해져 넉달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금융지주회장의 임기를 살펴보면 어윤대 회장이 오는 7월로 가장 짧게 남았고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의 임기는 오는 2015년 3월까지로 타 지주사 회장에 비해 여유가 있는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