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정우택·유기준 '강력 반발'
서병수 "공천 결정은 공심위 권한"
새누리당은 20일 오는 4.24 재보궐 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해 '무공천' 방침을 세운 것과 관련 당내 지도부와 중진들 간 찬반 이견으로 당내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에 대한 중앙당 공천폐지는 정치쇄신차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사항으로 서병수 사무총장이 이끄는 공천심사위가 전날(19일)첫 시험대로 4.24 재보선에서 실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몽준 전 대표와 5선의 남경필 의원 등은 "어려운 일이지만 잘한 결정"이라고 찬성했지만, 당 지도부를 구성하는 심재철·정우택·유기준 최고위원 등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새누리당이 4월 재보선 선거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는데 어려운 일이지만 잘한 일"이라며 "공약은 지켜야 한다. 이와 관련한 당헌당규 개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의원도 "정치쇄신과 정치선진화에 새누리당과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며 "어제 공심위에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공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어렵지만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을 보탰다.
■ 심재철·정우택·유기준 "우리만 공천 안하면 손해…자살하자는 것" = 무공천 방침에 당내 중진들의 대한 반발은 거센 상황이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지금 상황에서 공천하지 않는 것은 자살하는 것과 같다"며 "민주당은 하는데 우리만 공천 안한다면 기호 1번은 빈칸으로 남는다. 우리 후보는 4, 5, 6번으로 밀려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공천하는데 우리만 안하면 수도권은 백전백패"라며 "공천을 안 하면 입후보 내정자로서는 강력한 반발을 할 수밖에 없다. 기존 조직의 동요나 붕괴로 연결되고 3년 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메랑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심 최고위원은 "우리만 공천 안하면 손실이 너무 크다. 공천 안하는 것은 민주당과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개혁이 된다. 우리 혼자만 안하는 것은 민주당 천하를 스스로 만들어 진상하는 꼴에 다름 아니다"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정당이라는 것은 선거 때 후보를 공천해서 표를 얻는 것"이라며 "선거가 있는데도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는 것은 정당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그동안 보면 당연히 후보를 공천해야함에도 공천을 안 하고 연대하거나 단일화를 하는 등 변칙적 행태로 정치 불신을 가져왔다"며 "어느 정당이든 자기 정당의 떳떳한 후보를 내서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게 당의 권리고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당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지만 내년에 여야합의가 안되면 내년 지방선거 기초단체장도 공천 안할 건지 우리의 인식을 분명히 해놔야 한다"며 "이번에 야당은 아무런 말없이 (중앙당 공천폐지를) 철회했는데 우리 당만 (공천폐지를)결정하면 너무 성급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유기준 최고위원 역시 "기초의원 공천 배제에 대해 공약을 지켜야한다고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에 해답을 주지 않으면 무의미한 것"이라며 "공천 배제가 '개혁'인지 '개악(改惡)'인지 검증된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최고위원은 "기초단체장을 공천 안하면 유권자가 무엇을 보고 후보를 선택할지 기준이 모호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견을 개진했음에도 이렇게 결정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 서병수 "공천 결정은 공심위 권한…존중해 달라" = 이에 '무공천'을 결정한 서병수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 "공심위에서 기초단체장 무공천하기로 의결했는데, 그 과정에서 중진들과 최고위원들의 의사가 어떤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면서 "어디까지나 공천 결정은 공심위에 있다는 것을 존중해 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또 그는 "최종적으로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공심위에서 한사람의 반대도 없이 의결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심 최고위원은 즉석에서 발언권을 얻어 "원내대표께서는 이 사항과 관련해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해달라"고 요청했다.
서 사무총장은 "당현, 당규에서 공천은 공심위에 권한이 있고 최고위에 올려 거부되면 다시 공심위로 돌려 공심위원 3분의 2 이상 의결되면 자동적으로 통과된다는 점을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맞받아쳤다.
평소와 달리 격한 반발과 재반박이 이어지자, 18대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의화 의원이 "비공개 회의 때 더 논의하자"고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 무공천 결정에 대해 반대하는 최고위원 3인과 최고위 부결에도 공심위 결정을 밀어붙일 것을 암시한 서 사무총장의 대립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