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MB정부의 경제부처 수장이었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제정책을 펼치지 못한데 대해 용서를 구했다.
특히 서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어렵고, 내수지표 개선 속도가 느리고,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는 등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도 우리경제가 직면한 과제들이 여전히 많다고 분석했다.
박 장관은 22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이임사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그동안 여·야 정치권의 정부조직법 협상 난항으로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도 계속 장관직을 수행했던 박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임명함에 따라 곧바로 이임식을 갖고 물러났다.
우선 박 장관은 재정부 직원들이 참석한 이임식에서 "여러분의 기대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소비와 투자가 부진하고, 성장률도 떨어지는 등 여전히 어려운 모습"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그동안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건실하게 유지하고, 경기부양 유혹에 빠지지 않으며 체질을 착실히 개선해 상당한 성과도 거뒀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 가계소득과 흑자가구 비율이 9년 만에 최고로 늘었고, 소득 5분위 배율은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물가는 역대 두 번째로 낮았고, 일자리가 10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으며 경상수지는 사상최대 흑자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는 "단기외체 비율이 큰 폭 하락하고 외환보유고가 꾸준히 늘어나는 등 대외건전성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7번째 20-50 클럽 합류, 무역규모 세계 8강 진입, 녹색기후기금 유치 등 괄목할 성과를 거줬다"고 밝혔다.
또한 선진국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되는 가운데 국가신용등급이 역대 최고로 상승했던 점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박 장관은 여전히 대내외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각종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뜻을 전했다.
박 장관은 "아쉬운 과제, 해야 할 일이 압축파일처럼 쌓여있다"며 "서민 삶은 여전히 팍팍하고, 내수지표 개선은 더디고, 부문간 격차로 빚어진 상대적 공복감도 마음에 걸린다. 한반도 리스크 역시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숙제를 남겨둬 마음이 무겁지만, 전문성과 경륜, 글로벌 감각을 갖춘 현오석 부총리께서 이어 달리게 돼 그나마 위안이 된다"며 "새 정부에서는 우리 경제의 맥박이 쿵쿵 뛰고, 서민의 고단함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