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직급보조비·복지포인트 과세…年 4000억원 세수
부처 협의 등 거쳐 8월 세제개편안 담길 듯
그동안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세금이 붙었지만, 공직자들에게는 관행적 비과세가 유지돼 형평성 논란이 있었던 급여 외 직급보조비, 복지포인트 등에 세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제당국이 세원확대 및 공평과세 기조에 맞춰 차일피일 미뤘던 공무원 직급보조비, 복지포인트 등에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회의원 세비반납 움직임과 더불어 대통령, 장관 등 고위공직자들의 세부담 증가 논의가 현실화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공무원 직급보조비, 복지포인트 과세 문제에 긍정적인 방향성을 잡아 올해 8월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며 "세법 개정 후 관련된 유권해석 문제도 명확히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무원 직급보조비는 '공무원의 수당 등에 규정'에 따라 모든 공무원에게 급여 외에 추가로 지급되는 일종의 추가수당 성격으로 직급별로 지급액에 차이가 상당하다.
구체적으로 대통령에게는 월 320만원이 지급되며 장관급 월 124만원, 차관급 95만원, 3급(부이사관) 상당 50만원, 5급 월 25만원, 하위직 9만5000원 등이 각각 주어진다.
복지포인트는 공무원 행정능률을 높이기 위해 기본 30만원에 근속기간 및 가족 수에 따라 연 1만원씩 더해 건강관리, 자기계발, 여가활동에 쓸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포인트 형식이지만 실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사실상 과세대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그동안 이 같은 급여 외 수당형태의 추가소득을 인건비가 아닌 물건비로 분류시켜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민간기업의 직급보조비나 복지포인트는 근로소득으로 세금을 부과해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실제로 국세청은 지난 2005년~2006년 공무원의 직급보조비와 복지포인트가 소득세 과세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기획재정부에 유권해석을 문의했으나 재정부는 8년 동안 명확한 답변을 미뤄온 채 과세를 유예해왔다.
재정부는 공무원 직급보조비 등을 과세대상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새 정부 첫 재정부 장관으로 임명된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공무원 직급보조비, 복지포인트 등의 과세문제와 관련 "세금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번 (과세문제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하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세방안이 추진될 경우 상당한 추가세원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에 따르면 비과세로 지급되는 직급보조비는 연간 1조5000억원에 육박, 최근 5년간 미납된 소득세가 1조70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는 공무원 직급보조비와 복지포인트에 과세할 경우, 연간 4464억원 가량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공무원 직급보조비 등을 근로소득으로 간주해 세금을 물릴 경우 공무원연금, 건강보험 등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사회보험료 납부액도 추가로 늘어 실질세수 증가액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과세방안의 구체적인 윤곽은 오는 8월 정부 세법개정안 발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과세를 추진한다는 방향성은 맞지만, 당장 과세를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정부 각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8월 세법개정안에 포함시키게 되면 이르면 내년부터 과세가 되는 것이지 당장 내달부터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