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모두발언 속 '김덕중 국세청號' 방향은?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 구현'…국세행정 '키워드' 설정

원활환 세수확보 '방점', 국세공무원 '도덕성' 강화
납세자 권익 존중·국세통계 공개 확대…'소통문화' 확립
 
박근혜 정부 첫 국세청장 후보로 지명된 김덕중 국세청장 내정자(사진)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5일 국회에서 진행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국세청장 내정자가 국세청 수장으로서 적절한 자질과 능력, 철학 등을 갖추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무대.

이날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전체적으로 정치적 대척점이 형성된 문제들에 대한 언급보다는 김 내정자 개인의 자질과 능력 등 정책검증에 무게중심이 설정됐지만 김 내정자가 실제로 국세청장에 부임한 이후 국세행정의 방향을 가늠해 보기에는 힌트들이 다소 부족했다.

다만 이날 인사청문회 개회에 앞서 김 내정자가 읽은 '모두발언'을 뜯어보면 김 내정자가 추구할 국세행정 운영방향의 개괄적인 단면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 김덕중 국세청號 슬로건,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 구현' = 일단 김덕중 국세청장 내정자는 자신의 공직경험을 '투영(投影)'시킨 국세행정의 슬로건으로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 구현'을 설정했다.

김 내정자는 "(저는)지난 29년 동안의 공직경험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세정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 납세자가 자기 몫의 세금을 기꺼이 낸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국세청장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모든 역량과 열정을 다해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고 세입기반을 튼튼히 해, 국민이 신뢰하는 공정한 세정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 3가지 액션플랜, 김덕중 국세청號 '방향성' = 김 내정자는 자신이 설정한 슬로건의 '액션플랜(Action Plan)' 성격으로 김 내정자는 3가지 구체적 실천계획을 제시했다. ▲납세자 권익 존중 ▲복지재원 조달 ▲국세공무원 도덕성 확보 등이다.

특히 첫 번째로 '납세자 권익 존중'을 뽑아 올린 것이 눈에 띈다. 이는 국세청이 '권력기관'이라는 오명을 떨쳐내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 대(對)납세자 서비스 기관으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김 내정자는 납세자를 세정의 중심에 두고 납세자 권익을 철저히 존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납세자들에게 불편을 주는 '손톱 밑 가시(불합리한 제도 및 관행)'를 적극 발굴해 뽑아내는 한편 중소기업·소상공인, 지방소재 기업, 일자리 창출기업 세무조사 부담 완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향성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운 국정운영 철학과 직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지재원 조달에 세정운영의 방점을 찍은 모습도 엿보인다. 특히 김 내정자는 '지하경제 양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대기업 및 대재산가의 불공정행위와 변칙거래, 차명계좌 및 현금거래를 이용한 탈세차단을 핵심 과제로 뽑아 올렸다. 또한 가짜석유, 자료상은 물론 주가조작, 불법 사채업, 역외탈세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한 대응을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김 내정자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FIU법 개정안 통과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김 내정자는 "지하경제를 효과적으로 추적하기 위해서는 현행 실물거래 인프라만으로는 숨은 탈세자를 찾아내 조사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고액 현금거래 자료 등 금융정보를 과세목적에 폭넓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세공무원들의 도덕성 확립도 강조했다. 김 내정자는 특히 취임 직후 세무조사 분야만을 전담 관리하는 '특별감찰조직'을 설치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사운용상의 묘수를 짜내 조사분야 비리 발생 유인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김 내정자는 특별감찰조직 운영 외 "금품수수 사실이 한 번이라도 있는 직원은 조사국에서 영원히 퇴출시키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인사)제도상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본인부터 공사(公私) 생활에서 솔선수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와 함께 세무조사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조사기간을 연장하거나 조사범위를 확대하는 경우 납세자보호담당관이 납세자 의견을 사전에 청취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현재 운용 중인 '납세자 권리보호 요청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외에도 김 내정자는 외부와의 '소통', 내부와의 '소통'도 강화할 뜻을 피력했다.

국세청 폐쇄성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던 국세통계 공개 폭을 넓혀 국세행정에 대한 대(對)국회, 대(對) 국민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국세청 직원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으로 전국 2만명 국세공무원들의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될 수 있는 개방적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