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진행된 김덕중 국세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신속하게 진행됐다. 여당은 물론 야당 의원들조차 "역대 인사청문회 중 가장 화기애애했다"는 평가를 내렸을 정도였다.
국세청 '저격수' 역할을 자처해 왔던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김 내정자가 자기관리를 잘해서 청문회가 정책질의 중심으로 가고 있다. 국회가 흙탕물 속에 허우적거리는데, 오랜만에 '최소 2급수 내정자'가 나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의 개인적인 도덕적 '흠결'이 전무, 여야 의원들은 도덕성 검증보다는 김 내정자가 국세청장으로서 직무를 원활히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와 세수확보를 위한 국세청의 정책방향에 대한 검증에 치중했다.
김 내정자가 수 년 전 대학 강연료를 부적절하게 신고, 일부 세금을 누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즉각적인 세금납부와 함께 사과의 뜻을 피력, 별다른 논란은 없었다.
최근 일련의 세무조사 비리 사건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국세청 입장에서는 김 내정자 개인의 청렴성이 인사청문회에서 더욱 빛을 내면서 오히려 '방패막이'가 된 모습이었다.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시각부터 시작됐던 인사청문회는 오후 추가질의까지 매우 신속하게 진행, 오후 5시40분을 전후해 종료됐다.
최근 여론압박에 밀려 전격 사퇴한 김병관 전 국방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새벽 3시를 넘어간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 대목.
김 내정자는 최근 인사청문회 준비에 시달린 듯(?) 입술 주변이 튼 모습으로 청문회에 출석, 차분하고 조리 있는 어조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했다.
인사청문회 종료 직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까지 완료되는 등 '일사천리(一瀉千里)'로 진행됐다.
지난 주말 인사청문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던 국세청 직원들은 무난히 종료된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며 앓던 속을 쓸어 내렸다. 특히 국세청 직원들은 특별한 논란이 없었고, 내정자 또한 차분한 답변태도로 일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에 잔뜩 고무된 모습.
국세청 한 관계자는 "인사청문회가 생각보다 무난하게 끝이 나 다행이다"라며 "앞으로 새로운 국세청장을 중심으로 잘 해 나갈 일만 남은 것 같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