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약 30조원에 달하는 국세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
다만 박근혜 정부가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 증세 대신 비효율적인 비과세·감면 제도를 대폭 정비할 계획임에 따라, 지난 2009년 이후 계속된 국세감면율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가 서민들과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해 왔지만 총 30조원에 달하는 국세감면 혜택 중 40%인 11조4000억원 가량이 고소득층과 대기업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분야에 넓게 적용돼야 할 세금감면 혜택도 산업·에너지·사회복지 등 일부 분야에만 집중됐고, 교육·환경·지역개발·교통 등에는 세제지원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개최된 국무회의에 '2013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안)'을 마련해 제출했고, 국무위원들의 심의를 거쳐 의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2013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세감면액은 약 29조8000억원 수준이며, 전체 국세수입액 216조4000억원 대비 국세감면율은 12.1%로 집계됐다.
국세감면액은 지난 2009년 31조1000억원 이후 점차 감소해 왔고, 올해는 지난해 29조7000억원에 비해 0.1% 가량 늘어났다. 전체 국세수입액 대비 국세감면액 비율도 올해는 12.1%로 지난 2009년 15.8% 이후 5년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세감면 혜택의 수혜자별 지원비중을 살펴보면 중산·서민층 및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감세혜택이 약 17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중산·서민층 및 중소기업 국세감면 지원액은 지난 2011년 16조4000억원(58.2%), 2012년 17조원(59.4%) 등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고소득층 및 대기업에 돌아가는 세금감면 혜택도 여전히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소득층 및 대기업에게 돌아가는 국세감면 지원액은 11조4000억원으로 전체 국세감면 금액의 40%에 달한다.
감면 방법별로는 올해의 경우 세금에서 직접 깎아주는 세액공제는 5조9000억원(40.6%), 세율을 곱하기 전 소득에서 빼주는 소득공제는 8조7000억원(59.4%)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소득공제' 비중이 소득에 관계 없이 비슷한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보다 훨씬 큰 상황으로, 중산·서민층보다 일부 고소득층이 더 많은 세금감면 혜택을 받는 실정이다.
실제로 세액공제는 지난 2011년 6조5000억원, 2012년 6조1000억원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고소득층에게 유리한 소득공제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7조5000억원, 8조5000억원 등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세감면 혜택이 일부 분야에 집중된 것도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기능별 국세감면 금액을 살펴보면 산업·중소기업 및 에너지 9조5000억원(32.1%), 사회복지 5조9000억원(19.9%), 농림수산 5조2000억원(17.6%), 보건 3조5000억원(11.7%) 등으로 4개 분야에 81.3%의 혜택이 돌아갔다.
교육, 환경, 국토 및 지역개발, 교통 및 물류 등 기타 부분에는 총 5조6000억원 가량의 국세감면 혜택만 주어지는 등 조세지원 정책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까지만 감면혜택이 적용되는 일몰 예정 비과세·감면 제도도 총 44건으로 약 1조7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가 당장 올해 안으로 일몰이 종료되는 비과세·감면 제도를 폐지하더라도 복지재원 확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전망이다.
다만 내년에는 일몰이 종료되는 비과세·감면 건수가 50건으로 감면세액도 8조원에 달하며, 오는 2015년에는 총 70건으로 국세감면 종료액이 3조4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난다.
정부는 2013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토대로 향후 박근혜 정부 임기 5년 동안 비과세·감면 제도를 대폭 정비해 총 15조원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올해는 최소 1조8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 가량까지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이고, 내년부터 매년 6조원에 달하는 국세감면을 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몰이 도래한 비과세·감면 제도는 원칙적으로 혜택을 종료하고, 정책 목적상 꼭 필요한 경우에만 엄격하게 검토·재설계해 도입하기로 했다.
비과세·감면 제도의 운영성과에 따라 상시적으로 축소·폐지 등을 검토해 정비하고, 과세관청에서 개별 조세지출 항목에 대한 산출한 정보를 토대로 국세감면 지도를 관리할 예정이다.
다만 중소기업, R&D, 고용, 문화예술, 보육 등 분야별 세제지원 방안은 별도로 마련하고, 재원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국정과제 수행에 꼭 필요한 경우에는 조세지원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근로장려세제, 자녀장려세제 등 환급형 조세지원제도는 재정여건과 지원규모 등을 감안해 확대·신설한다.
특히 고소득층에게 유리한 소득공제 지원제도를 점차 세액공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우선적으로 소득공제 제도의 취지에 맞게 비용공제 성격이 강한 소득공제 항목은 그대로 유지하되, 단순한 세제지원 성격의 소득공제 혜택은 단계적으로 세액공제로 바꾸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조세지출 계획을 이달 말까지 관련 부처에 통보하고, 각 부처로부터 다음달 내로 조세감면 건의 및 평가의견서를 받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조세지출과 관련된 세법개정안을 오는 7월까지 마련해 8월중에 발표 예정인 '2013년 세법개정안'에 포함시켜 국민들에게 발표하고, 10월2일까지 세법개정안 및 조세지출예산서를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세감면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추세에 있고, 중산·서민층 등 지원비중이 60%를 차지하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일몰연장이 관행화되는 등 관리가 미흡한 측면도 있다"며 "일몰이 도래하는 비과세·감면을 원칙적으로 종료하고,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실현 등 경제정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조세지원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