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26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자격심사안과 관련해 이 사안은 부정경선에 대한 검증문제로 한정할 뿐, 종북이나 사상검증 문제가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민주당 국회 윤리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국회 윤리심사특위 자격심사소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진보당이 청구서 상의 부정경선 검증문제를 종북·사상문제로 오독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통진당이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격심사안과 관련, 이정희 대표를 필두로 연일 민주당 및 발의 의원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통진당은 이번 사안을 '유신의 부활', '매카시즘', '진보진영 탄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본질과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 끝은 왜 보고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이번 자격심사안은 비례대표 경선부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것이 본질"이라며 "이른바 종북의 '종'자도 나오지 않았고, 좌파의 '좌'자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자격심사안은 지난해 19대 국회 개원 시와 8월 국회 합의사항이었다. 새누리당은 정부조직개편안과 이 문제를 연계했다"고 상기시키면서 "원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민주당으로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난처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민주당은 이번 자격심사절차에서 종북논쟁, 더 나아가 사상검증을 할 추호의 생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정작 통진당 관계자들이 종북논란을 부추기고 이끌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과잉대응 자제를 요청했다.
박 의원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본인들이 억울하다면 이번 자격심사절차를 통해 시빗거리를 풀어낼 수 있는 과정으로 인식해달라"며 "오히려 법·제도적으로 부정경선논란을 종결지을 기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자격심사제도는 국회의 자율권을 보장하려는 제도"라고 전제한 뒤, "심사보고서에는 새누리당의 의견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의견도 개진된다. 민주당 윤리특위 위원들은 청구된 심사안에 들어있는 청구이유에 한해 엄정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거듭 사상검증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새누리당은 이번 자격심사절차를 정치적 공세의 장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뒤, "이번 심사안은 종북논란 등 사상검증의 영역이 아니다. 종북논란은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논의되고 국민 여론이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이 자격심사 과정에서 종북논란과 사상문제를 들고 나올 경우 민주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은 종북과 사상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부정경선에 한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면서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자격심사에 대해 그동안 자료를 자세히 검토하지 못해 잘못 알고 있는 면이 있었다"면서 "김재연 의원의 경우 청년비례대표로 뽑힌 것을 자격심사가 청구 된 이후에 알게됐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격심사에 대해 많은 자료를 검토 중이며, 아직 구체적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고 전하면서 원내 지도부와 상의해서 일정과 논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향후 자격심사 진행과정은 국회의장이 자격심사 청구서를 윤리특위에 회부하면 부본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게 송달되고, 기일을 정해 답변서 제출을 요구하게 된다. 만약 기일내 답변서 제출이 안되면 청구서만으로 심사를 진행한다.
국회의장이 답변서를 윤리특위에 회부하면 윤리특위에서 심사가 진행되고, 이후 전체회의의 안건 상정과 자격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가 진행된다.
자격심사소위의 심사 후 전체회의에 다시 회부되고, 심사보고서 채택과 상관없이 무조건 본회의에 상정되며 본회의에서는 피심의원의 변명기회가 주어지고, 본회의 의결시 무기명 투표로 표결이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