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분명히 필요하다…규모·내용 당과 협의"
청와대가 올해 추경 편성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입장을 내놨다. 경제성장률 3%를 기준으로 편성된 지난해 예산안에 따르면 12조원의 세입부족이 발생하기 때문에 달라진 경제 여건을 반영한 '세입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29일 청와대에서 전날 있었던 경제정책점검회의에 대한 추가 브리핑을 열고 "올해 국세에서 6조원이 덜 걷히고, 세외수입에서 6조원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조 수석은 "지난해 경제성장이 저조했던 여파로 올해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세수가 4조5000억원, 올해 성장률 하락으로 부가가치세 세수가 1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올해 2월까지 세수실적이 전년대비 7조2000억원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계획대로라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주식매각으로 7조7000억원을 조달해야 하는데, 현 주식시장을 감안할 때 비현실적"이라며 "국회 지적을 반영해 산은 매각 철회, 기은 50% 매각을 전제로 하면 6조원의 수입이 부족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조 수석은 "이렇듯 눈에 보이는 세수결손을 방치할 경우 재정조기집행에 따른 하반기 재정여력 부족과 맞물려 한국판 '재정절벽(Fiscal Cliff)'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가 정책과 괴리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 수석은 "과다 계상된 세입을 현실에 맞게 정상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행정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구체적인 세입경정의 세목과 규모에 대해서는 당정 협의를 거쳐 국회의 동의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 수석은 "경제 성장률을 2.3%로 낮게 잡은 것에 대해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 금년도 1분기를 점검한 결과 경제가 작년 예상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어 경제 전망이 더 나빠질 수 있고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세출 추경에 고통이 따를텐데 정부가 얼마나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금 조달을 위해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지만, 재정건전성을 추가로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정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각오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4월말 재원배분회의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작년말 기준 3%의 경제성장률을 새 정부에서 2.3%로 낮춰 잡으면서, 다시 세수 결손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새 정부가 안고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조해온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얼마나 세수가 확보됐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얘기하기에 성급한 감이 있다. (4월) 회의에서 밝히겠다"고 답했다.
조 수석은 "세입 결손 12조원이 예상되기 때문에 추경을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하다"면서 "추경의 규모나 사업별 내용은 당과 긴밀히 협의해서 결정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조 수석이 당과의 협의를 강조한 만큼 오는 30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리는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 추경 편성 규모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게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