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청을 방문한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모두 10명으로 이재오 원내총무를 비롯해 박원홍, 남경필, 이병국, 이주영, 임태희, 고흥길 의원 등이다.
서울청은 지난 16일 본청 방문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방문에 앞서 서신을 통해 서울청의 입장을 전달했으나 방문 의원들이 수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서울청장이 지난 7월 12일부터 일선세무서를 방문, 오는 25일 마감인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상황을 점검 독려 중에 있다"며 이들 의원들의 방문을 거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런 식으로 시간을 끈다고 해결될 사항이 아니다"라며 "핸드폰으로 연락을 취하라"고 독촉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오후1시 현재 7층 대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서울청을 방문한 이재오 원내총무는 "소추에 영향을 미친다는데 어디 이게 소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냐"며 "국회법 한 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호통을 쳤다.
이 총무는 "이번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조사됐는지, 정치적 의도는 없는지, 상부 지시 없이 국세청 자체 판단으로 조사가 시작됐는지 알아보려고 왔는데 여당이 시간을 벌기 위해 이런 식으로 응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 논리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현재 순시 중인 손영래 서울청장에게 핸드폰으로 연락하라"고 요구했으나 진병건 서울청 납세지원국장은 "현재는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기간이라 중요한 시기"라며 난색을 표명했다.
남경필 의원은 "지금 장난하는 것이냐"며 손영래 서울청장실에 있는 비서를 찾기 위해 서울청장실로 이동했으나 만나지 못했다.
서울청 진병건 납세지원국장은 손 청장을 찾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오전 10시 50분에 서울청장이 강동세무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다시 연락을 취해보니 이미 떠난 상태"라고 대답했다.
진 국장은 "서울청의 애로사항을 이해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한나라당 의원들은 "애로사항이 뭐가 있느냐"며 "손영래 서울청장과의 면담이 이뤄지기 전에는 자리를 뜨지 않겠다"며 버텼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손영래 서울청장의 차량운행일지, 주간일정표 등을 요구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태다.
한편 남경필, 이주영 의원은 손영래 서울청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안정남 국세청장과의 면담을 시도했으나 안 청장도 점심식사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확인돼 무산됐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한탄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회창총재가 정치적 하한기인 7월과 8월에 소속의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국가 공공기관을 찾아가 억지주장을 하며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은 국민여론을 왜곡하고, 국정혼란과 사회혼란을 부추겨 정치적 이득을 챙겨보겠다는 얄팍한 술책일 뿐"이라며 "국민을 짜증나게 하는 한나라당의 국가 공공기관 방문과 장외집회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