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취득세 면제기준, 국채발행 추경에 野 거듭 반대
지난 8일 가동된 4월 임시국회는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한 11일 이후부터 본격적인 민생법안 처리가 진행된다. 특히, 4월 국회에서는 앞서 정부가 발표한 4.1 부동산 대책과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법 처리가 시급하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연속 8분기 0% 성장과 북한 발(發) 안보불안 등으로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 3월 국회 정부조직법 처리 때처럼 여야의 대립이 극한으로 가는 것은 막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야의 기대만큼 법안 처리가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추경에 대해 여야 이견이 곳곳에서 돌출하고 있기 때문.
■ 양도세 면제 85㎡기준 '수정'…주택가격인하엔 이견 = 민주통합당은 정부의 양도소득세 면제, DTI(총부채상환비율)배제와 LTV(담보인정비율)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4.1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자, "서민 중심의 주택 실수요자보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중점을 둔 정책"이라며 수정을 시사했다.
특히, 양도세 5년 전액 면제기준인 9억원 이하 주택·전용면적 85㎡ 이하로 제한 것이 강남·비강남, 수도권·비수도권의 형평성 논란으로 불거졌다. 이에 새누리당 내에서도 전용면적에 대한 '수정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새누리당 정책위 관계자는 9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양도세 면제 기준의 경우 형평성 문제에 대해 당내에서도 지적하고 있다"며 "9억원 이하 주택·전용면적 85㎡ 이하는 'and(그리고)'가 아니고 'or(또는)'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DTI 적용 배제와 LTV규제 완화 등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하우스 푸어 전락'을 우려하며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양도세 면제 기준을 9억원에서 6억원으로, 생애 최초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조치도 3억원 이하 주택으로 하향조정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 추경 재원조달 방식 놓고 팽팽…與 "국채발행" VS 野 "부자증세" = 특히, 쟁점이 되는 것은 '국채발행'을 통한 추경이다. 민주당은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만, 추경 재원조달 방식에 대해 국채발행이 아닌 '부자증세'를 주장하고 있다. 복지지출 확대와 재정건전성 악화를 염려한 것.
하지만 민주당의 이 같은 정부안 '수정'목소리에 대해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발목잡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증세' 주장에 대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 민주당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저런 조건을 자꾸 이야기 하고 있고, 추경에 대해 심지어는 증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추경하지 말자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기획재정위 소속인 이만우 의원도 최근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와 일본·중국의 통화정책을 언급하며 "우리의 물가가 현재 1%로 안정돼 있는 만큼 과감하게 국채발행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확대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병행해야 효과가 있다"고 국채발행을 강조했다.
민주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이날 추경 재원조달 방식에 대해 "적자국채발행을 최소화 하고, 부자감세 철회와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해 재정 건전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경의 시급성을 감안해 야당과의 긴밀한 협의가 있어야 4월내에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에 협조를 거듭 당부한다"고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여야는 현재 4월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양당 정책위의장이 중심이 되어 부동산대책과 추경에 대한 실무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여야가 이 같은 이견을 조율해 타협안을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