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과하며 8부 능선 고지에 오르자 증권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대형 IB(투자은행) 라이센스를 가진 삼성·대우·현대·우리투자·한국투자증권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증권사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IB 라이센스를 보유한 상위 5개 대형사와 ATS(대체거래소) 설립에 따른 거래비용 감소로 키움증권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 원안대로 통과···신정부 '우호적'= 우 연구원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건전성 우려로 IB업무의 범위 축소 등 일부 수정 사안은 있었지만 당초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며 "증권업에 대한 신정부의 우호적인 정책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IB 활성화 ▲ATS 도입 ▲조건부자본증권 제도 등 기업 자금조달수단 다양화 ▲중립적의결권제도 폐지(2015년 시행) 등이다.
수정 사안으로는 ▲헤지펀드에 대한 신용공여 범위 확대 조항 삭제 ▲기업 신용공여한도 자기자본의 25%로 제한 ▲계열회사 지원방지 위한 대출 금지 ▲거래소의 자회사 ATS 보유관련 조항 삭제 등이 있다.
우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주식 거래대금 감소, 수수료율 하락 등으로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3%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며 "개인투자심리 회복 시점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정부의 증권산업에 대한 역할 확대는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개정안 통과로 인한 당장의 수익 가시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이전정부의 정책 방향이 주로 '성장'보다는 '규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정부의 증권 산업 육성의지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심의 국내 증권사의 수익 모델 한계를 극복할 초석이 될 것"으로 낙관했다.
■ 개정안 통과…업계 '환영한다'=개정안이 최종적으로 국회를 통과하면 대형 IB 라이센스를 보유한 삼성·대우·현대·우리투자·한국투자증권과 ATS 설립의 수혜주인 키움증권이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여야간 합의로 소위를 통과했으므로 10일 예정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심의, 4월 중 열릴 국회 본회의 등의 과정도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효로 투자은행을 위해 증자를 단행했던 5개 대형사의 할인 요인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키움증권의 경우 IB라이센스는 없지만 개정안의 통과로 ATS가 도입되면 거래비용 감소가 예상된다"며 "대형사 못지않은 정책 수혜가 잠복해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자본시장법이 개정되지 못해 5개 증권사는 증자를 하고도 사업이 진척되지 못했었다"며 "대형 증권사들이 글로벌 금융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제 대형 증권사들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향후 법 관련 규정 개정 사항 등을 검토하고 관련 조직을 정비해 IB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