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세무조사, 지하경제 양성화 하려다 더큰 지하경제 생성"
새누리당은 15일 최근 국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세무조사 범위 확대 등 대대적인 조사를 예고한 것과 관련해 실물경제에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세청의 조사 방침에 대해 "지하경제 양성화 대책 실행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고 발본색원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무리하게 세무조사를 강행하는 것은 자칫 기업을 위축시키고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세청 같은 정부부처들 역시 경쟁적으로 지하경제 양성화 과제에 뛰어들고 있어 성실하게 납세해온 기업들과 자영업자들까지 압박을 받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언론보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고액예금이 지난 4개월간 1조 3000억원이나 감소됐다"며 "지하경제양성화 과세 강화방침에 부담을 느낀 고액자산가들이 금(金) 같은 실물로 바꾸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려다 오히려 더 큰 지하경제를 생성해 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을 까 우려된다"며 "이런 현상이 소위 '돈맥경화'로 이어져 가뜩이나 침체되어 있는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정책은 시기와 방향 조절이 필요하다. 특히, 세무행정은 강력하되 조용하게 진행되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당국에서 특별한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지하경제로 인해 조세형평성이 확보되지 않고 근로의욕이 감퇴되는 등 상당한 부작용이 계속되고 있다"며 "국회 계류 중인 FIU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 개정안)이나 과세자료 제출법이 올해 안에 국회에서 마무리되어 조세형평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세당국도 부동산 임대업, 대형 유흥업소, 장례식장, 예식장 등 현금거래가 많은 업계 중심으로 장부에서 확인되지 않는 탈세정보와 자금 흐름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지하경제를 지상으로 끌어올려 숨은 재원을 찾아내고 조세 형평성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