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주가조작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특별사법경찰권 등 막강한 권한을 위임받았다.
국세청과 금융정보분석원(FIU) 간 정보공유를 골자로 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논의되며 관계 부처 간 협의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한편 지난 14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사퇴로 여윤대 KB금융지주 회장만이 최후의 'MB맨'으로 남게 됐다.
어 회장은 지난 15일 "7월까지 하겠다"는 발언으로 잔여임기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상태다.
증권가에선 공매도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지난 15일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비정상적인 공매도를 규제하지 않는 정부 당국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공매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 금융당국, 수사권 움켜쥐고 주가조작과 전쟁 = 법무부·금융위원회·국세청·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지난 18일 '주가조작 근절 종합 대책'을 발표해 금융위와 금감원 직원들에게 수사권을 부여해 주가조작을 직접 조사할 권한을 부여했다.
특히 금감원 직원 중 일부는 중대 사건에 해당하는 경우 특별 사법경찰로 지명 받아 통신 조회나 출금 금지 등을 직접 조치할 수 있다. 특별 사법경찰은 10명 안팎으로 운영된다.
주가조작 범죄자에게는 징역형과 벌금형을 동시에 처분하고 부당이득의 3배 이상을 추징하며, 제보자 포상금은 현행 1~3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어난다.
■ 국세청, FIU자료열람 '절반의 성공' 거두나? = 국세청과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고액 금융거래 정보를 완전히 공유키로 한 법 개정이 사실상 무산되고, 국세청이 열람할 수 있는 자료의 폭을 넓히는 식으로 합의안이 도출될 전망이다.
당초 국세청은 FIU에 입력되는 2000만원 이상의 고액 금융거래 정보를 직접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국면은 국세청이 자료를 요청할 경우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하는 선에서 협의가 마무리돼가는 모습이다.
정치권 및 금융권 관계자들은 "민감한 사안이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미 분위기는 금융위 쪽으로 기울어졌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 이팔성 사퇴…홀로 남은 어윤대 = 지난달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이 사퇴한데 이어, 지난 14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함으로써 이른바 '금융권 4대 천왕'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권 시절 '금융권 4대 천황'으로 불렸던 김승유(하나금융), 강만수(산은지주), 이팔성(우리금융) 등이 역사의 뒤로 물러나게 됐으며,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만 남게 됐다.
어윤대 회장은 "7월 임기까지 하겠다"는 발언으로 잔여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상황. 어 회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연임 포기를 조건으로 임기를 보장했다는 의혹이 여전한 상황에서 앞으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셀트리온 '파장'…공매도 논란 '대두' = 지난 16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계속되는 공매도와 루머, 의혹에 지쳐 회사를 다국적기업에 매각하겠다고 밝히며 때 아닌 공매도 논란이 불거졌다.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하는 매도주문으로 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일부 공매도 세력들이 유언비어나 허위루머로 해당 회사의 주가를 떨어뜨린 뒤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경우가 있어 금융시장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공매도의 순기능을 옹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하기에 시장 규모를 키우는 등 증시에 활력소가 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코스닥 시장에선 공매도 비중이 3% 이상(거래소는 5%)인 날이 20일 이상 연속해서 이어지면 주식거래를 금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단 금융시장 안정성과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금융위 승인을 받아 진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에 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 비중이 높더라도 금융시장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면 거래 제한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