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주부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이에 따라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세출증액 내역과 규모와 관련해 여야의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19일 추경안 처리일정과 관련해 이달 말까지인 4월 임시국회 회기를 연장해 내달 3일 본회의에서 의결하기로 잠정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추경 관련 11개별 상임위에서 추경안 세출 확대 여부 등 핵심 내용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24일 추경관련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국무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을 불러 정책질의시간을 갖고,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신중한 심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예결위는 내달 2일 전체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의결하기로 합의했다.
■ 세출규모 2조9000억…일자리 확충에 4000억 불과, 野 '반대' = 전체 추경 예산안 17조3000억원 중 12조원은 세수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실질적으로 쓰일 세출 규모는 5조3000억원이다. 여기에 4.1 부동산 대책을 위해 쓰일 1조4000억원과 부동산 취득세 감면 연장에 따른 지방세수 부족분 지원 1조원 등을 빼면 실제 늘어난 돈은 2조900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양당은 일자리 확충과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세출 규모를 확대해야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문제는 세출 항목에서 큰 이견차를 보인다는 데 있다.
특히, 일자리 확충에 투입하는 추경이 17조3000억원 가운데 2.3%인 4000억원에 불과해 '세입보전용 추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들 일자리도 저임금·단기간 근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민주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등 '질 좋은 일자리' 확충을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경기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회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이번 추경예산안에는 6년째 정원이 동결된 초·중등 교원 증원과 중증 장애인을 위한 활동 보조인 확충,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방안에 모두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의장 대행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세출을 늘린다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민생을 살리면서도 낭비적이지 않고 (예산이) 영구히 늘지 않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세입결손 부족분 12조원도 논란…여야 최대한 삭감 = 또한, 정부가 세입결손 부족분으로 12조원을 설정한 부분에 대해서도 논란이다.
정부가 마련한 추경안에서 12조원은 지난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예상해 발생한 6조원의 세수부족분과 산업은행·기업은행의 보유주식(6조원)을 팔지 못해 생긴 규모다.
국세청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이후에나 연간 세수 부족분을 가늠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따른 세수부족분 6조원을 계산한 것이 '엄살'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여야는 세입결손 충당분을 가능한 한 삭감하겠다는 입장이다.
■ 野 "재정건정성 위해 부자감세 철회" VS 與 "추경할 이유 없어" = 이와 함께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세입결손 충당과 세출규모 확대를 위해 '부자감세 철회'를 통한 증세를 주장하고 있다.
최 의원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면 이른바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근본적인 세수확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비과세감면 정비와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18%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나성린 정책위의장 대행은 "증세를 하게 되면 추경할 필요가 없다"며 "추경 효과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어 '부자감세' 철회를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