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최근 들어 국내 금융시장에 북한 리스크는 다소 완화된 반면, 일본 엔화 약세의 영향이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북 리스크에 따른 시장영향은 제한적인 모습이지만, 엔화 약세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더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재부는 19일 서울시 명동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1차관 주재로 북한 리스크와 관련된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정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추 차관을 비롯해 이상제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박원식 한국은행 부총재,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재부는 국내 금융시장을 점검한 결과 최근 들어 북한 리스크의 영향은 완화되고 있지만, 엔화약세와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더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는 지난 16일 IMF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3.2%에서 2.8%로 하향 조정했고, 주요 기업들의 실적 우려 등이 커지며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말 2004.9p를 기록했던 KOSPI 지수는 북한 리스크 급증으로 지난 12일 1924.2p까지 떨어졌고, IMF의 성장률 하향조정 이후인 18일에는 1900.1p, 19일에는 1906.8p까지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등으로 소폭 하락했다. 3월말 1111.1원/달러를 기록하던 환율은 12일 기준 1129.1원/달러까지 올랐지만, 19일 기준으로 1116.3원/달러로 내렸다.
하지만 일본 아베 정부의 양적완환 정책의 여파로 엔저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원/100엔 환율은 지난 3월말 1179.4원/100엔에서 19일 기준 1132.8원/100엔으로 46.6원이나 하락했다.
주식시장 외국인 자금은 3월부터 지속된 순유출 흐름이 이어졌다. 다만 채권시장의 경우 북한 리스크가 급등했던 4월초 순유출 추세가 순매수로 돌아섰다.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지난 12일 82bp까지 올랐지만 18일 77bp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고채(3년) 금리도 지난달 2.52%에서 12일 2.67%로 상승했지만, 이번 주 들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며 19일 기준 2.6%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실물부문의 경우 기업들의 수출애로, 외국인 투자보류, 생필품 사재기 등 특이동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파악했다.
한편 기재부는 앞으로도 북한 리스크 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정부와 관계기관이 면밀한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주 국내외 주요 투자자들에게 북한 및 금융시장 동향 설명자료를 배포했고, 주요 IB (외국계 투자은행) 이코노미스트들과도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투자심리 안정을 위한 조치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금리인하, 대출한도 확대, 남북협력기금 대출자금 상환연장 등의 노력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