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거래 수사권 확대 등 세수확보 위해 전력투구"

"지하경제 세밀하게 추적, 연간 2조원 이상 세수확보 가능"

관세청장으로 취임한 지 한 달이 된 백운찬 관세청장(사진 오른쪽). 짧은 시간 동안 백 관세청장은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단을 발족하고 원활한 세입징수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관세행정과 밀접한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하는 등 '광폭'의 행보를 이어왔다.

백 관세청장 취임 이후 관세청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정보분석원(FIU)와 국세청의 자료공유 문제, 무역거래 수사권 확대, 입국장 면제점 도입 등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최고의 조세전문가로 손 꼽히는 백 관세청장이 그리고 있는 관세청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백 관세청장을 만나, 그가 풀어낸 다양한 이야기들을 두 편으로 나누어 보도한다.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정리 및 사진 : 이희정 기자, 김용진 기자(사진)

백 관세청장은 지난 15일 서울본부세관 집무실에서 조세일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깨끗하고 투명한 관세청, 신뢰받는 관세청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백 관세청장은 "관세청장으로 취임한 것을 개인적으로 더 없는 영광으로 생각하지만 관세청이 가야할 길을 생각할 때 마음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관세청은 앞으로 정부의 복지 공약 실현 등을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와 중소기업 지원 등에 역점을 두고 관세행정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세청이 추정하는 지하경제 분야는 밀수, 탈세, 불법외환거래 등으로 그 규모는 연간 47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단을 발족했다. 이를 계기로 연간 약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이상의 세수를 거둬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고위험 특수거래를 통한 지능적 탈루와 밀수, 불법 외환거래 등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지만 중소기업과 서민경제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신축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인 무역거래 수사권을 자본거래까지 확대하는 것과 관련해선 "지금도 무역거래 부분은 수사를 할 수 있지만 무역거래를 하다가 수출입과 관련 없는 자금 흐름이 보일 때는 수사를 할 수 없다"며 "이를 경찰 등에 넘겨야 하는데 그동안 이 사람들은 다 숨어버린다. 그래서 자본거래까지 수사권을 확대해달라고 하는 것이고 지하경제 양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를 현행 400달러에서 그 이상으로 높이는 것에 대해선 "현재 면세한도는 400달러 이내의 물건과 별도로 술 1병, 담배 1보루, 향수 60㎜ 하나로 이를 합치면 1000달러 정도 된다"며 "사실 1000불이면 적은 돈이 아니다. 그것을 면세해 준다면 상대적으로 못 사는 사람들이나 외국에 못 가는 사람들은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Q. 관세청장으로 취임하신 것을 축하드린다. 세수확보와 국경관리, FTA 집행 등 관세청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막중할 것 같은데, 취임 소감은 어떠한가.

= 관세청장에 취임한 것을 개인적으로 더 없는 영광으로 생각하며 새 정부와 관세청에 대한 높은 기대와 관세청이 가야할 길을 생각할 때 마음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관세청은 경제 고비 때마다 범정부적 위기극복 노력에 적극 동참했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관세청장으로서 항상 열린 마음으로 전국의 관세가족과 소통을 실천하면서 깨끗하고 투명한 관세청, 신뢰받는 관세청을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 나갈 것이다.

Q. 관세행정에 있어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어디인가.

= 지하경제 양성화, 중소기업 지원 등에 역점을 둘 것이다. 정부의 복지공약 실현, 경제회복 등을 위한 국가재정수요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해 대외거래와 관련한 지하경제 양성화의 추진이 필요하다. 관세청이 추정하는 지하경제 분야는 밀수, 탈세, 불법외환거래 등이며 그 규모는 연간 47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위해 본청에 관세청 차장을 단장으로 기업탈세 단속반, 밀수불법외환단속반 등 4개 추진반을 둔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단을 발족했다. 이번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단 출범을 계기로 연간 약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이상의 세수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관세심사를 더욱 강화하는 방침으로 알고 있는데 기업들 입장에서는 경영활동을 하는데 부담이 될 수 있다. 세수확보와 기업 부담 완화의 조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가지고 있나.

=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관세청은 고위험 특수거래를 통한 지능적 탈루와 밀수, 불법 외환거래 등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지만 중소기업과 서민경제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신축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특히 지하경제 양성화 과정에서 중소기업과 서민경제 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세밀하게 정책을 수립해 집행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것이다.

Q. 무역거래 뿐 아니라 자본거래까지 수사권을 확대하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사권 확대는 국민 사생활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사권 확대를 주장한 이유는 무엇인가.

= 지금도 무역거래 부분은 수사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수출이나 수입을 하는 것을 보다보면 수출입과 관련 없는 뭉칫돈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무역과 관련되지 않은 자금흐름은 관세청이 수사할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선 경찰이나 금융위로 넘겨야 한다. 하지만 수사자료를 넘기는 사이에 이들은 숨어버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속함이 필요하다. 그래서 수사권 확대가 필요한 것이다. 

Q. 입국장 면세점 도입 문제가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문제는 10년 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인데, 찬반 입장이 팽팽하다. 관세청의 입장은 어떠한가.

= OECD 국가 중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나라가 몇 안 된다. 선진국 중에선 오스트리아가 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관광 위해 먹고 사는 나라 외에는 안 한다. 안전이나 보안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에서도 이 때문에 반대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테러용의자가 어느 비행기 타서 밀수를 한다는 정보 들어오면 우리는 비행기에서 내리는 손님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테러용의자가 내려서 면세점을 빙빙 돌다가 다른 비행기가 도착해 그 비행기의 승객들과 접촉할 수 있다. 또한 입국장 면세점을 만들어 국내 소비를 늘린다는 것이 애당초 면세점 설치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또한 면세점 효과가 어느 누구한테 귀착되느냐를 봐야 한다. 제일 타격 받는 것이 항공사일 것이다. 사람들이 기내에서 살 물건을 입국장 면세점에서 살 것이다. 그런 이해관계와 보안 문제, 입법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Q. 국민소득에 맞춰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를 현행 400달러에서 그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 면세범위는 400달러 이내의 물건과 별도로 술 1병, 담배 1보루, 향수 60㎜ 하나 정도다. 이 정도 되면 1000달러 정도 된다. 이를 국민소득 수준과 물가를 비교해서 올려야 한다는 측면도 있는데 사실 1000달러면 적은 돈이 아니다. 그것을 면세해 준다면 상대적으로 못 사는 사람들이나 외국에 못간 사람들은 반발할 수 있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