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CEO들이 기업성장의 최대 위협요인으로 '조세부담'을 꼽았다.
우리나라도 최근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복지공약 이행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 비과세·감면 축소 정책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할 방침인 가운데, 재정난을 겪는 각국 정부들이 계획대로 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조세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popers International Ltd. 이하 PwC)가 최근 발표한 '제16차 연례 세계 CEO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세계 기업경영자들이 최근 들어 조세부담을 기업 성장의 최대 위협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wC는 매년 세계 전역의 기업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CEO 설문조사 지난해 4분기 기준 68개국 1330명의 CEO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 결과 전세계 CEO들은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이 계속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그 중에서도 설문에 참여한 CEO 중 81%가 경제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CEO들은 그 중에서도 세계 각국 정부들의 재정적자 대응 방법(71%), 과도한 규제(69%), 금융시장 불안정성(61%) 등에 대해 상당히 우려했다.
특히 기업성장에 가장 주된 위협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CEO들은 세금부담(62%)을 첫 번째로 꼽았다.
세금부담 문제의 경우 지난 2010년 및 2011년 조사에서 위협요인으로 선정된 비율이 56%, 55%로 다소 낮았지만 최근 들어 대폭 상승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PwC가 분석한 '세무전략과 기업의 평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CEO들이 세금부담 문제를 위협요인으로 느끼는 중요한 이유가, 기업들의 세무문제가 예전과 달리 정부와 감독당국은 물론 언론 및 일반 대중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슈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기업경영이 더욱 글로벌화되고 세무전략은 점점 더 다양한 측면을 포괄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투자자·고객·언론·시민단체·정부 등 더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세무전략 투명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어 기업들이 더 큰 부담을 느낀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각국 정부들이 계획한 대로 세수를 징수할 수 있는 조세시스템 구축을 우선과제로 삼고 있음에 따라, 일반 대중 여론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누구나 주어진 정당한 몫을 부담하도록 세무행정이 운영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압도적이라는 분석이다.
박수환 삼일회계법인·삼일PwC컨설팅 세무부문 대표는 "5년간 지속된 세계경제 불황을 겪으면서 세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으며, 기업들의 세부담이 과거 1∼2년 사이에 일반인들에게까지도 관심사로 급부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세무전략 수립은 한층 더 주의를 요하며, 경쟁에 한 발 앞서기 위해서는 국제 및 국내세법 동향과 개정방향 등을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설문에 참여한 CEO들은 세금부담 이외에는 핵심 기술의 이용 가능성(58%), 에너지와 원자재 비용의 상승(52%) 등을 주요 위협요인으로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