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틴베스트 '2013년 주주총회 분석보고서'
주주들의 의견을 기업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인 주주총회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내 SRI(사회책임투자)업체인 서스틴베스트는 "99%이상의 안건들이 원안대로 승인된다는 것은 주총의 유명무실함을 드러내는 현실"이라고 지난 29일 비판했다.
해당업체의 조사결과 올해 주총에서 제기된 안건은 총 996개로 그중 989개가 원안대로 승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백지영 서스틴베스트 연구원은 "상장기업의 주주총회장은 해당 회사의 직원들로 가득 채워지며 이들은 주총장의 주요자리에 포진해 실제 주주들의 참여를 방해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주총 평균 소요시간은 32분 남짓"이라며 "여러 경영상황 보고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안건 결의에는 평균 10~2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 할애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장사들의 주총이 특정일에 몰리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올해 주총의 65%는 일명 '슈퍼주총데이'로 불린 지난 3월 22일과 3월 29일 양일에 걸쳐 열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룹 계열사들이 동일한 날짜에 주총을 개최한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 롯데, 삼성, CJ, 신세계, 한화, 한국전력공사 그룹 계열사들은 모두 같은 날 주총을 연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들이 그룹 내 통일된 행정 및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동일한 날짜에 주총을 개최한 측면도 있다고 백 연구원은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주총에 쏠릴 언론과 세간의 이목이 부담스러워 금요일에 주총을 개최하는 것이며 대다수의 기업들이 주총을 아침 8시에서 10시 사이에 열거나 개최지를 거리상 멀리 잡는 것도 이 때문이란 주장도 이어졌다.
백지영 연구원은 "기업의 주총 개최시점을 법령등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 인위적으로 분산시키는 방법을 고안해 볼 수 있다"며 "주주가 직접 주총에 참여하지 않고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 및 서면투표를 활성화 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