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정치권과 시장에서 경기회복이 더디다는 이유를 들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6개월 연속 연 2.75%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이 상당한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특히 정치권의 압박은 노골적이다.
지난 8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한국은행이 자칫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호주산 늘보의 행태를 보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금리인하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7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3년도 5월 채권시장 지표 동향'에 따르면 5월 기준금리를 '동결'로 예상한 전문가는 71.3%로 지난 달(42.1%) 보다 29.2%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가에서는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며 금리인하의 기대감을 키웠다.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동결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클레이즈와 JP모건, 모건스탠리는 한은이 연내 현 금리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 1분기에 0.25% 포인트 상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2분기 중 0.25%포인트 인하를 점치며 내년 1분기까지 연 2.5%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 봤다.
SC은행도 8일 글로벌 리서치에서 "경기지표 부진 및 낮은 인플레이션이 추가 금리 인하를 뒷받침하나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내 계속 동결할 것"이라고 동결을 점쳤다.
하지만 SC은행은 "동결을 전망하지만 부진한 경기지표 및 낮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5bps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금리인하를 주장했던 금통위 위원이 단 한 명에 불과했지만 4월에는 3명으로 늘어났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시장의 관측처럼 한은 금통위 내부 분위기도 섣불리 금리동결을 속단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김중수 총재와 박원식 부총재, 문우식 위원(한은총재 추천), 임승태 위원이 금리동결을 주장하며, 시장쪽 의견을 대변한 정순원 위원, 정해방 위원, 하성근 위원과 팽팽히 맞서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실제 한은 금통위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8일 동향보고회의가 평소 예정시간보다 1시간여 길게 격론을 펼치며 오후 1시 30분경에 종료됐다고 알려졌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통위 내부에서도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