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외국인 이탈로 투자유치 불리"
주식양도차익이 3000만원을 초과하는 소액 투자자에게 주식 양도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에 증권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10일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소액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도입방안과 세수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소액주주 상장주식에 대한 점진적 과세전환이 필요성을 역설했기 때문.
주식양도차익 3000만원 이상에 대해 10%의 세율(장기보유 시 5%)로 과세하되 현재 0.3%(상장주식)인 거래세율을 0.25%로 낮추자는 것이 예산정책처 주장의 골격이다.
현재 소액 주주의 주식 매매 차익은 비과세 대상이고, 비상장주식은 소액주주까지 주식양도 차익에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액 주주까지 주식 양도세를 부과한다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도입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10일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들의 주식규모는 기관에 비해 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액주주의 경우 주식에서 수익보다는 손실이 나는 경우가 많다"며 "주식 양도세가 도입되면 외국인들이 대거 이탈해 가뜩이나 취약해진 금융시장은 더욱 휘청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1988년 대만은 주식 양도세 도입을 발표한 직후 한 달 동안 주가가 30% 넘게 추락한 바 있다"며 "투자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시행 1년 만에 과세를 철회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지난 1988년 주식 양도세 도입을 시도했던 대만은 고점대비 36%의 주가 급락이 나타났으며, 이후에도 종합소득세 신고 시 양도손실만 신고되는 등 집행 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실시가 보류된 바 있다.
물론 대만의 주식 양도세 도입 실패를 국내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대만의 경우 제도 자체보다는 급작스러운 시행과 미숙한 홍보 등의 문제도 있었기 때문.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도입한다면 상당부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외국인 투자유치에 불리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 주식시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수에 노출된 구조인 것을 감안하면 성급하게 양도차익 과세를 도입할 경우 국내 투자자만이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도 우려된다"며 "우리나라는 증권거래세 세수규모가 막대하기 때문에 현실성도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만일 소액 투자자에게 주식 양도세를 부과한다면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과세 도입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려면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연간 일정 규모의 소득공제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투자자의 동요를 막기 위한 주식양도차익의 거주지국 과세 원칙의 통일, 양도세 도입 시기에 대한 충분한 홍보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