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63개 보유 1위…자산 규모는 한화 1위, 총 1조6822억원
국내 재벌들이 해외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법인의 자산 총액이 5조7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확인된 법인 수는 총 125개로, 자산총액은 5조6903억원에 달했다. 이 중 52개 법인은 SK그룹 소유였고, 12개는 롯데그룹 소유였다. 해외 법인의 자산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한화그룹이었다. 한화그룹의 4개 해외법인은 총 1조6822억원을 보유했다.
2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1조원 이상 민간그룹 가운데 케이만군도, 버진 아일랜드, 파나마, 마셜군도, 말레이시아 라부안, 버뮤다, 사모아, 모리셔스, 키프로스 등 9개 지역에 해외법인이 있는 곳은 24개 그룹이었다.
이들 지역은 세율이 매우 낮은데다 금융 규제를 피할 수 있어 탈세 가능성이 있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과거 조세피난처로 지정했던 곳이다.
재벌 대기업 중 조세피난처에 역외 법인을 가장 많이 둔 SK그룹은 파나마에 52개 등 총 63개 법인을 보유했다.
롯데그룹은 2009년에 지분을 인수한 버진 아일랜드 소재 법인 9개를 포함해 총 12개로 2위를 차지했다. 현대그룹은 총 6개의 지주회사 및 해운업 회사 등을 보유했고, 동국제강그룹도 총 6개의 물류 회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TX그룹은 선박임대 회사 등 5개, 한화그룹은 태양광 투자 관련 지주회사 4개를 보유했고, LG그룹과 대우조선해양, 대중공업그룹, 동원그룹은 3개씩이었다.
삼성그룹은 파나마에 전자제품 판매법인과 컨설팅 회사 등 2개, CJ그룹은 버진아일랜드에 영화관 운영회사 등 2개, 동아쏘시오(동아제약)그룹도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증권업 관련 회사 2개를 각각 보유했다.
그 외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 미래에셋그룹, 동양그룹, 세아그룹, NHN, S-Oil그룹, GS그룹, 한진그룹, 한진중공업그룹도 법인이 있었다.
그룹별 자산 규모는 한화그룹의 4개 법인이 총 1조6822억원으로 1위였다. SK그룹이 1조3267억원, 대우조선해양이 7849억원, 포스코그룹이 46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삼성그룹 3536억원, LG그룹 3342억원, 롯데그룹 2062억원, 동국제강그룹 1793억원, 현대차그룹 907억원, 효성그룹 734억원, 현대그룹 733억원, CJ그룹이 532억원 등이 뒤따랐다.
재벌닷컴은 "125개 법인 중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이 전혀 없거나 매출실적이 없는 법인이 전체의 57%인 71개사에 이른다"며 "이들이 이름만 있고 활동이 없는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SK그룹 관계자는 "해당 역외법인은 해외에서 선박을 구매하기 위해 둔 것"이라며 "모두 재무제표상 드러나는 부분으로 불법적인 자금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도 "해당 역외법인 자산은 중국과 독일의 태양광 업체 인수와 관련된 것으로 회사 인수 및 사업 영위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