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꿈인 A씨는 대학졸업 후, 곧바로 노량진 학원가로 뛰어들어 열심히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 하지만 A씨의 성적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고, 어느덧 4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말았다.
나이도 이미 30줄을 훌쩍 넘어 정상적인 취업조차 어려운 상황. 결국 A씨는 부모의 도움을 받아 조그만 카페를 운영해보기로 결심했다. 노량진 인근에 점포를 얻은 A씨는 과거의 실패를 만회하고자 여느 때보다 부지런히 가게를 운영했고, 다행히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 A씨는 세금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부가가치세를 신고하려고 세금을 계산해 보니 3개월 치 부가가치세가 무려 400만원이나 나온 것.
개업 준비과정에서 실내장식비로 3000만원, 비품구입비로 2000만원을 지출했으나, 당시에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아 세금계산서를 받아 두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다.
A씨는 관할 세무서에 찾아가 어려움을 호소해 봤다. 그러나 세무서에서는 "개업 준비를 위해 지출한 비용도 매입세액을 공제 받을 수 있지만 세금계산서를 받아두지 않았기 때문에 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 "사업자등록번호가 없으면 주민등록번호 사용해라" = 국세청에 따르면 사업준비 단계에서 지출한 사업장 인테리어비, 비품 구입비 등도 사업을 위해 지출한 비용이므로 당연히 매입세액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비품 등을 구입하는 시점에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사업자등록번호가 기재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을 수는 없고, 사업자등록번호 대신 사업자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해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을 경우에만 매입세액을 공제 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A씨의 경우 비품 등의 구입시점에서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 받았다면 매입세액을 공제 받아 오히려 50만원 정도를 환급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A씨와 같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을 하기 전에 공사대금을 지급하거나 비품 등을 구입하는 경우에도 사업자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해 세금계산서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사업자등록 신청일로부터 역산해 20일이 지난 경우에는 매입세액을 공제 받지 못하므로 사업장이 확보되는 즉시 사업자등록을 해 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