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노사정 협의" VS 野 "대법원 판례 존중해야"
다가오는 6월 임시국회는 경제민주화 입법뿐 아니라 '노동현안'도 뜨거운 쟁점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기간 중 GM 회장의 '통상임금 문제 해결'요구에 "해법을 찾아 보겠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하면서 노동계의 최대 난제였던 '통상임금' 논쟁이 심화 되고 있다.
통상임금은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으로 시간외 근로수당, 해고수당 등을 계산하는 기준이 된다. 문제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것으로 볼지에 대해 대법원과 정부의 해석이 달라 그동안 재계와 노동계가 이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을 해왔다는 것이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노동계는 통상임금의 산정 기준에 현행 기본급뿐 아니라 상여금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재계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 경우 최대 38조 5000억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며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 민주 "노동과 임금 의제화"…6월 국회 전 근로기준법 개정안 발의 = 이에 민주당은 법원 판례를 존중해 통상임금의 산정 기준에 현행 기본급뿐 아니라 상여금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노동과 임금 의제화를 위한 TF(테스크 포스)'도 구성했다.
특히 전병헌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원내사령탑에 오르면서 "노동과 임금을 국민의 의제로 만들겠다"며 "노조만의 문제로 잘못 인식되어온 노동과 임금의 문제를 일하는 국민들의 의제로, 국민 절대사수의 의제로 올려놓겠다"고 의지를 다진 바 있어 6월 국회에서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이번주 내로 발의할 예정이다. 홍 의원은 "통상임금 문제는 대법원 판례가 너무 명백하기 때문에 논란을 벌일 사안이 아니다"며 "6월 임시국회 개원 전 법안을 발의해 6월에 반드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새누리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일괄포함, 엄청난 혼란…노사정 타협해야" = 이와 달리, 새누리당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일괄 포함하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정부의 태도와 보조를 맞추고 있는 형편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15일 기자들에게 "정부에서는 현재까지 노사정위에서 통상임금 문제를 다루도록 요청하고 타협이 이뤄지면 법제화를 하자는 것까지 논의가 된 상태"라고 밝혔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법원 판례가 통상임금 혼란을 자초했다"며 대법원 판례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노동계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기업이나 근로자 양쪽에 다 중차대한 문제"라면서 "섣부른 결과보다는 내달부터 노사정이 논의를 한다고 했으니 그런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지켜본 후 당정청이 입장을 정리하고 또 상임위 차원에서도 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원내대표 역시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일괄적으로 포함하면 엄청난 혼란이 온다"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사업장별 다양한 실태를 반영해 노사정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노사정 간 조율이 중요한 분야"라고 선을 그었다.
■ 野 "노사정 논의, 국회 논의 도외시하는 것" VS 與 일부 "안건조정위서 논의" 제안 = 하지만, '노사정 논의'에 대해 야당은 "정부안을 관철시키려는 논의일 뿐, 광범위한 공론화 과정이 될 수 없다"며 "노사정 논의로 통상임금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환노위 소속인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실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노사정 논의는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한 통상임금 문제, 임금 체계 전반에 대한 논의가 아니다"며 "특히, 노사정으로만 국한해서 국회차원의 논의를 도외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6월 국회에서 통상임금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 준비와 함께 대법원 판결을 외면하는 정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환노위 관계자 역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는 게 순서지 몇 십년 묵은 정부 해석을 그대로 하겠다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고 꼬집은 후, "6월 임시국회에서 환노위는 통상임금 문제로 가장 뜨거워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이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이 문제를 국회 환노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당 지도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29일 남경필 의원은 "국회가 근본적 문제해결을 위해 국회선진화법 57조에 따라 통상임금문제에 대해 안건조정위 구성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김기현 정책위의장에게 요구해 새누리당 역시 정책의총을 통해 통상임금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