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정위·대기업 '갑' 규제 VS 野, '을의 권한' 확대
내달 3일부터 시작되는 6월 임시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여야의 입법전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뜨거운 감자는 남양유업 사태 등으로 불거진 '갑의 횡포'문제를 다룬 불공정 행위 규제안이다. 여야는 각각 '갑의 횡포'를 막고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을 발의한 상태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28일 대기업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 및 영업점에게 제품을 강매하는 등 손해를 끼칠 경우, 대기업에 손해액의 3배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을 골자로 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 與, 징벌손해배상제 최대 10배…집단소송제도 포함, 당내 이견 '돌출' = 이종훈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갑의 횡포'가 악의적이고 반복될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최대 10배까지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개정안에는 집단소송제도 도입이 눈에 띈다. 집단소송을 제기 할 수 있는 위반행위를 ▲시장지배적지위의 남용행위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갑을관계) ▲부당한 공동행위 ▲재판매가격유지 행위로 규정해 다수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그 중의 1인 또는 여러 명이 대표 당사자가 돼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이 집단소송제에 대해 최경환 원내대표와 김기현 정책위의장 등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당내에서 의견이 좁혀질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집단소송제는 이미 인수위 국정수행과제에서 대기업 담합 등 불공정 행위가 있을 경우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갑을 관계 문제가 하나 더해진 것"이라며 "갑을 관계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충분히 포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피해자가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도 법원 등에 불공정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사인(乙)의 행위금지 청구제도'도 도입했다. 이와 함께 대리점, 특약점 등 다양한 형태의 '을'에 대해 공정위가 유형별 지침을 마련하고 고시해 효율적으로 감독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 野, 대리점 거래 특별법…'을의 눈물' 시급, 먼저 닦아주기(?) = 반면,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은 대리점 거래에 국한해 불공정거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특별법이다.
대리점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포함해 대리점(乙)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정보공개서의 제공의무화 ▲표준대리점계약서 의무화 ▲대리점계약해지의 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을의 눈물'로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되는 대리점 및 특약점의 문제를 우선 해결하자는 것이다.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 안(案)이 대기업 등 '갑의 횡포'를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을'인 대리점을 보호하는 부분을 특화시켜 새로운 법안 제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종훈 의원은 민주당 이 의원의 안(案)에 대해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조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갑을 관계는 포괄적으로 존재하는데 대리점이 아닌 다른 문제가 생기면 그 때마다 특별법을 만들 수 있나"라고 평가절하 했다. 또한, "을이 갑과 같은 대등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집단소송제도 없는 것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 與 "을 지키기는 편가르기, 갑을 상생" VS 野 "갑을 상생은 갑 지키겠다는 것" = 이에 이종걸 의원 측은 "갑을 문제가 계속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리점 문제에 집중한 특별법을 만든 것"이라며 "일반법으로 하려면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하고 정기국회도 있어서 10월이나 11월로 넘어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금 대리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 의원 측은 "새누리당 안이 우리 안보다 징벌적 손해배상도 10배까지 하고 집단소송제 등을 도입해 더 과격해 보이는데 그동안 우리가 불공정행위에 대한 집단소송제를 주장할 때 반대를 해왔다"며 "또, 지금 새누리당 내에서 집단소송제뿐 아니라 사인의 행위금지 청구제도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다. 당내 의견부터 정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을 지키기' 구호를 '편가르기'로 규정하고 '갑을상생'으로 반격하고 있고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갑을 상생'을 '갑 지키기 정당'이라고 지적하고 나서 갑을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처리가 험준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