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8분기 연속 0%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앞으로도 저성장을 거듭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최근 수출·건설투자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소비와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있고, 대내외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여전해 앞으로도 경제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2013년 6월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소비·설비투자 감소 등으로 저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기재부는 최근 경제동향을 분석하며 물가안정 흐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부동산·건설투자 등이 증가하며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지난달 물가상승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농산물·석유류 가격 등이 하락하며 1.0%의 상승률을 기록,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1%대 안정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도 4월중 기타운송장비, 영상음향통신 등의 부문에서 증가하며 3월 대비 0.8% 늘었고, 서비스업 생산도 같은 기간 부동산임대·과학기술업 등에서 증가하며 0.2% 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 실적은 철강·선박 등 효자종목과 대일본 수출 부진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IT 품목과 대중국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 증가한 48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도 4월 39억7000만달러에서 5월 60억3000만달러(잠정)로 늘어나며, 16개월 연속 흑자기록이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투자도 1/4분기 동안 건축과 토목공사 호조로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4.1% 증가했고, 4월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9.4%나 급증했다.
고용시장도 지난 4월 취업자 증가폭이 3월에 비해 개선됐고, 지난해 같은 기간 24만9000명에 비해 34만5000명 가량으로 늘어나며 고용률·실업률 등 고용지표가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민간 소비와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월중 소매판매는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는 증가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와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 판매가 감소하며 3월에 비해 0.5% 가량 줄어들었다.
설비투자도 4월 기준으로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4.0%,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4%나 급감했다.
앞으로 기업심리, 기계수주 등 주요 선행지표가 개선되며 설비투자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여전히 낮아 소폭의 증가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는 이와 같은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유럽경제 회복지연, 주요국 양적완화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수출·건설투자는 증가했지만, 소비·설비투자 감소 등으로 저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우리 경제의 개선 모습이 아직 강하다고 말은 못 하지만, 저성장세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앞으로 저성장세를 벗어나긴 어렵지만, 그 안에서 좀 더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앞으로 대내외 경제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국내외 시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대응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일자리 창출, 생활물가 안정 등 서민생활 안정에 주력하면서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