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공기업으로 하여금 정부정책 사업을 수행하게 하면서 과도한 목표를 설정하거나, 합리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지 않아 공기업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2일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의 부처와 전력공사, 토지주택공사(LH), 도로공사, 석유공사, 수자원공사 등 9개 주요 공기업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기획재정부장관 등에게 공기업 부채감축을 위한 지원방안 등을 마련하고 공공요금 및 부채 관리체계를 개선토록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LH는 지역별·주택유형별 수요분석을 하지 않은채 목표설정을 한 국토부의 보금자리 주택건설방안과 계획변경에 따라 재무역량·사업타당성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 결국 재원부족 등으로 사업이 지연, 취소되어 부채가 증가했다.
또 정부는 4대강 사업(95개 공구) 중 33개 공구 공사를 수자원공사가 회사채를 발행해 추진토록 하면서 수자원공사의 재무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 소요사업비는 4대강 관련 수익사업으로 회수하되 회수액이 부족하면 사업종료시점에 지원규모 방법 등을 구체화 하기로 했지만, 기재부와 구 국토부는 수자원공사에 대한 합리적 지원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사업에서도 2007∼2010년 개통된 '익산∼장수' 등 9개 고속도로의 경우 2011년 교통량이 타당성 조사 때의 예측량 대비 평균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사업 추진과정에서 타당성 부풀리기, 재무구조 악화방지 방안 등이 미흡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감사원은 기재부장관 및 국토부장관에게 수자원공사의 재무건정성 악화 방지를 위한 합리적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교통량 과다추정 등으로 경제성 수익성이 낮은 고속국도를 건설해 도로공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
이번에 감사를 받은 9개 공기업의 2011년 말 부채는 284조원으로 2007년 말 128조원보다 121%나 증가했으며, 재무구조의 안정성이나 수익성 등 주요 지표가 모두 악화됐다.
감사원은 "감사 대상 공기업의 대다수는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거나 실효성이 떨어지는 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공기업 재무상태를 진단하고 정책적 개선방향을 제시하는데 주력했다"며 "개별사업의 비위행위 및 기타 방만경영 사례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공기업 주요 사업 및 경영 관리실태' 감사에서 점검해 현재 처리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