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저성장 기조 지속에 따라 보험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감독당국의 보험사 지급여력기준은 강화될 예정으로 있어 국제기준 등에 부합하면서도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어려움을 타개해 나갈 수 있도록 지급여력기준 등 건전성 규제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험연구원이 12일 리스크관리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보험회사 재무건전성 제도 평가와 개선방향’이란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들은 재무건전성규제의 국제적 추세를 점검하고 국내 RBC 제도와 보험회사 리스크관리의 과제들을 살펴본 후 이와 같이 밝혔다.
성균관대학교의 이항석교수는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의 듀레이션이 자산의 듀레이션보다 길기 때문에 부채의 증가폭이 자산의 증가폭보다 더 크기 때문에 문제라고 진단했다. 즉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의 실질가치가 감소하는데 이 순자산가치 하락금액이 RBC(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의 하락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재무건전성의 국제적 정합성을 제고하고 저금리에 대응하기 위하여 2014년까지 RBC 요구자본량을 높여 보험회사가 자본을 확충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바 있어서 자칫 보험회사의 경영을 옥죌 수가 있다는 보험업계의 우려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RBC요건 강화는 자산부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보험사들의 해외진출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름에 따라 해외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보험사들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지 10년이 됐다. 현재 중국에 삼성화재, 삼성생명, 현대해상, 한화생명 등 가장 많은 4개사가 나가 있고 태국에 삼성생명, 베트남에 삼성화재와 한화생명,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생명이 영업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조직 구축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등 보험업 속성상 장기투자가 필수적인데 해외부문에서의 손실도 RBC비율 산정 시 포함되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경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에 생보사는 1400만달러, 손보사는 789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연구원의 김해식․조재린 연구위원은 재무건전성 규제 개선방향으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의 상호 보완관계를 강화하고, 회계·상품·가격 등 다른 규제와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을 산출하는 정량평가의 경우 미국과 유럽의 접근방식이 달라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고 정량평가를 보완할 정성평가의 강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준비금과 보험료에 관련된 회계, 상품, 가격 등에 대한 규제와 자본규제를 아우르는 통합 로드맵 제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의 보험료인상 억제는 장래 보험료의 부족과 수익성 및 건전성 약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보험료 결정은 가격자유화와 시장경쟁에 따라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