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총 134조8000억원에 달하는 국정과제 이행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비과세·감면 정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일몰이 도래한 비과세·감면 제도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도 재설계 후 도입한다는 정부의 방침은 바람직하지만, 세부적인 개별 항목에 대한 정비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서울시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괄·총량분야 토론회에 참석한 대학교수,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등 민간위원들은 토론회 자료를 통해 박근혜 정부가 공약가계부를 통해 발표한 재원마련 대책이 쉬운 과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세 및 세외수입 확충으로 5년 동안 총 50조7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비과세·감면 정비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정부는 공약가계부를 통해 국민들의 세부담을 높이는 직접적인 증세 없이 비과세·감면 정비로 18조원, 지하경제 양성화로 27조2000억원, 금융소득 과세 강화로 2조9000억원 등 국세수입으로만 48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현재 30조원 수준인 비과세·감면 규모를 오는 2017년까지 25조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민간위원들은 일몰이 도래한 비과세·감면 제도를 폐지하고, 연장이 필요한 제도들도 면밀한 검증을 거쳐 재설계한 이후 도입한다는 정부의 원칙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단순한 정책적 의지만으로는 비과세·감면 정비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간 전문가들은 토론회 자료를 통해 "향후에는 개별 항목에 대한 정비 계획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신설 혹은 폐지와 관계없는 항목 조정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조세지출 항목의 포괄범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세지출 성격으로 운영되는 항목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는 동시에 조세지출 기준변경에 따라 항목조정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구체적인 내용과 근거를 분명하게 적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조세지출 항목의 변동내역, 전체 항목에 대한 정비 계획, 추가 항목 신설계획 등 조세지출 전반에 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조세지출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