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영세사업자 세무조사 대폭 축소"
국세청이 향후 대기업 정기세무조사 과정에서 기본적인 납세실적 조사에 더해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해외투자, 변칙적 자본거래 등 역외탈세 혐의가 의심되는 국제거래 분야 검증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대기업 세무조사가 강도가 지금보다 대폭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국세청은 최근 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해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세무조사 건수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기조에 따라 시장에 광범위하게 퍼진 '세무조사 공포증'에 따른 불안감을 씻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역외탈세, 민생침해사범, 고소득자영업자, 대기업·대재산가 등 이른바 '4대 지하경제' 분야에 대해선 세정역량을 집중, 고강도 세무조사를 통해 탈세행위를 엄단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현안보고를 통해 향후 이 같은 방향으로 세정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기업 정기세무조사, 역외탈세 '집중점검' = 최근 정·재계 유력인사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역외탈세 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국세청도 발 빠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국세청은 향후 대기업 정기세무조사 과정에서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해외투자, 변칙 국제거래 등 역외탈세 관련 혐의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외 자회사 재무상황 및 투자내역 등 내부 자료와 조세피난처 관련 국내외 수집 자료를 비교·분석한 뒤 누락된 해외소득, 이전가격 조작 여부 등을 검증키로 했다.
해외 과세당국 간 조세정보교환협정을 확대하고, 국제탈세정보교환센터(JITSIC) 파견조사 요원을 통해 회원국 사이 조세회피거래 과세정보를 교환하는 등 공식적 차원의 조세피난처 관련 정보수집 활동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조세피난처 등에 대한 비공식 루트의 정보수집 활동도 강화, 페이퍼컴퍼니 실소유자, 미신고 해외금융계좌 등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탈루혐의 정도에 따라 세무조사 실시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정상적·합법적 해외투자활동과 비정상적 역외탈세 행위를 구분, 탈세혐의자에 대해서는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 세무조사, 4대 지하경제 분야 집중 = 국세청은 전반적인 세무조사 건수는 작년 수준(1만8000~1만9000건)을 유지하되, 조사대상을 대기업·대재산가, 민생침해사범, 고소득자영업자, 역외탈세 등 4대 지하경제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 세무조사 비율을 예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국세청은 지난 2010년 0.83%였던 중소법인 조사비율을 올해 0.7% 밑으로 낮추기로 했다.
국세청은 "정상적인 투자와 소비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장부 일시보관을 최소화하는 등 세무조사를 조용하고 내실 있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새 정부 최대 세정현안인 '지하경제 양성화' 작업은 올해 2월 신설된 지하경제 양성화 T/F를 중심으로 장·단기 실천계획을 세우면서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달 국세청장이 주재하는 각급 지방청장 정례 연석회의를 지하경제 양성화 진행상황 및 세수현황 점검회의로 대체, 현장중심 실천과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또 현재 지능적 현금거래 탈세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FIU(금융정보분석원)법 통과에 진력하는 한편, 업종별·지역별 탈세위험 정도에 따라 차별화된 대응전략 강구차원에서 'Tax Gap' 측정모델 개발도 추진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