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 목소리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요구했지만 김덕중 국세청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국세청·관세청 현안보고에서 "전두환 일가에 대한 세무조사를 안 할 것이냐. 재국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고 보도됐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일반 국민들은 호화생활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세무조사를 받고는 한다"며 "전두환 일가는 이미 사법적인 판단이 끝난 사람들이다. 군인 출신 아버지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자녀들이 몇 천억을 가질 이유가 없다. 세무조사를 안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전 前 대통령에 대해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국민감정이 극에 달해있고 박근혜 대통령도 추징을 하라고 얘기했었는데 그렇다면 조사를 해도 되지 않느냐"라며 "대통령이 사실상 (세무조사를 하라고) 지시를 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김 청장은 "개별적인 것에 대해 밝히기는 그렇다"며 "(외부에서 페이퍼컴퍼니 설립 문제를 보도했다고 해서) 바로 조사에 착수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
최 의원이 "전 前 대통령 하나 때문에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다 바보가 되는 것"이라며 호통을 계속치자, 김 청장은 "국세청이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 해야될 일, 할 수 없는 일이 정해져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보다 못한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은 "국세청이 재국씨를 조사를 하고 있는데도 사생활 침해 문제 때문에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것이냐"며 "재국씨가 아랍은행에 개설한 계좌를 국세청에 신고했느냐"라고 우회적으로 물어봤다.
김 청장은 "조사 여부를 밝히지를 않는 것이 세정운영의 원칙"이라고만 답하자 서 의원은 "조사를 하고 있다고 짐작해도 되겠냐"라고 다시 물었다.
이에 김 청장은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곤란한 듯 시선을 회피하면서 멋쩍은 웃음만 보였다.
서 의원은 "해외금융계좌가 10억원이 초과될 경우, 법에 따라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돼 있는데 이런 것은 금방 확인이 되지 않느냐"라며 "국회가 요청하는데 답변을 회피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따졌지만 끝내 김 국세청장은 조사여부에 대해선 답변을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