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 급 : 관세직 9급 이ㅇㅇ(여)
▲현재부서 : 관세청 서울세관 FTA1과(관실)
▲수험기간 : 2010~2012년
▲합 격 : 2012년 9월
▲임 용 : 2013년 4월
▲주요학습방법 : 인터넷 강의 수강
▲가 산 점 : 정보처리산업기사 자격증(1점)
1. 인사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세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새내기 이ㅇㅇ입니다. 처음 합격수기 제출 요청을 받았을 때 어떤 내용을 어떻게 담아야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어떤 일도 실제로 경험하기 전까지는 결코 현실이 되지 않는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수험생활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버텨 나가야하는지 온전히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여러분에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분이 그러한 경험을 할 때 단지 여러분 혼자만 지치고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과 힘이 들수록 합격에 가까워졌다는 뜻이라는 걸 알고 조금만 더 버텨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럼 내년 이맘때쯤에는 지금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길 바라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
2. 관세직공무원 준비 계기
저는 대학시절 교양으로 듣게 된 무역학 수업 과제로 서울세관에 견학을 오게 되면서 관세직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꿈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그 꿈을 잠시 접어둘 수밖에 없는 개인적인 집안사정으로 사기업에 입사해 근무를 하다 보니 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서른이 되는 그 해에 이제는 정말 접어두었던 그 꿈을 다시 펼쳐야겠다는 결심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공무원 수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3. 가장 중요한 합격 요소
제가 2년여간의 수험기간을 통해서 경험한 가장 중요한 합격요소는 단순하고 규칙적인 수험생활, 그리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의 확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수험생활 시작 전 여러 선배님들의 합격수기를 많이 읽었는데 가장 많이 손꼽히던 합격요인이 '단순하고 규칙적인 수험생활'이었습니다. 그만큼 모두 알지만 지키기 어려운 수험생활의 기본수칙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선 여러분들은 현재 자신의 수험생활을 돌이켜보고 공부하는데 있어 방해가 될 만한 요인이나 일정은 가능한 모두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자신만의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만들어 그것을 몸에 익히고 일상화 합니다. 이때는 다른 사람의 일정을 무리하게 따라하기보단 자신에게 맞는 생활패턴을 만드는 게 더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 다음과 같은 생활패턴을 만들어 월~토요일까지 가능한 지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의 확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수험생활 첫 해에는 지나치게 인터넷강의에 의존해서 실제 들은 수업을 다시 복습하고 머릿속에 정리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분명 책상에 앉아서 공부는 하고 있는데 실력은 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해를 거의 보내고 난 후에 인터넷강의는 가능한 줄이고 기본서를 반복해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확보하니 과목당 공부할 분량이 정해지고 동일한 내용을 많이 반복할 수 있게 되어 스스로 과목마다 머리에 정리되는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시험이 가까워지면 학원에선 문제풀이다, 핵심요약 강의다 해서 많은 강의가 쏟아져 나옵니다. 수험생입장에선 불안한 마음에 이런 강의를 듣기 쉬운데 이렇게 되면 '강의수강시간 +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시간 + 아직 내가 모르는 것이 많다는 심적 불안감'까지 가중되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하므로 시험을 앞둔 시점에선 지금까지 공부해왔던 것을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휠씬 효율적이라고 생각됩니다.
4. 학습 방법
저는 2010년 4월부터 공부를 시작, 2012년 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수험기간 첫 해에는 저에게 맞는 공부방법이나 교재를 찾느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으나 두 번째 해에는 정립된 방법과 정해진 기본서로 오롯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수험기간의 단축여부는 '얼마나 빨리 자신에게 최적화된 공부 방법과 교재를 찾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수험기간이 길어질수록 수험생 본인이 제일 힘들고 지친다는 겁니다. 부디 여러분들은 가능한 시행착오 기간을 짧게 하여 원하는 목표를 목표한 기간 안에 이루길 바랍니다.
수험생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자신이 잘하는 과목에 더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본인이 잘 하는 과목을 공부하게 되면 책이 술술 머리에 들어오니 기분이 좋고, 이정도면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붙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시험은 특정 과목만 잘한다해서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닙니다. 모든 과목이 어느 정도 골고루 점수가 나와야 하고 그 중 특정 몇 과목이 점수가 잘 나와 평균 점수를 끌어 올려줘야 합니다. 본래 잘하는 과목을 열심히 공부해서 점수를 올리는 것보다, 자신이 가장 못하는 과목, 자신 없어 하는 과목에 시간을 투자해서 점수를 올리는 것이 합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휠씬 큽니다.
그럼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사람도 그렇듯 책도 자꾸 봐야 정이 들고 애착도 생깁니다. 제 경우, 처음 접하는 회계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수업을 듣고 또 들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고, 풀 수 있는 문제는 반도 안되다 보니 종전에는 결국 회계과목을 방치하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계획을 세웠다가도 책에 손이 안가니 공부를 안하게되고 시험 볼 때도 반타작만 해라 하는 심정으로 가장 마지막에 배치하고 풀었습니다.
그 결과 첫 해 시험에서 회계가 보기좋게 과락을 했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시험을 끝내고 제일 먼저 한 일이 회계책을 자꾸 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었습니다. 사물함에서 그 날 공부할 책을 꺼낼 때 무조건 회계책은 꼭 집어들고 매일매일 1시간 이상은 꼭 회계책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잘 이해가 안되고 문제가 풀리지 않아도 중간에 책을 덮지 말자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시험을 5개월 정도 앞두고 보기 시작한 학원 모의고사에서도 회계를 앞쪽에 배치하여 자신있게 문제를 푸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그 결과 두번째 시험에선 회계가 합격에 제 몫을 단단히 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여러분의 가장 취약한 과목을 사랑하도록 하세요. 결국엔 그 과목이 여러분의 당락을 좌우할 겁니다.
가산점은 필수취득여부를 논하기보다 수험생 본인의 선택과 그에 따른 집중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가산점이 주어지는 자격증을 취득하기로 선택했다면 최소한의 시간투자로 단 한 번에 취득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합니다. 즉, 가산점을 취득하는데 필요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취득하지 않기로 했다면 추후에 가산점이 자신의 당락을 결정하지 않도록 다른 수험생들이 가산점 취득하는데 소비하는 시간을 더 알차게 공부에 활용해야 합니다. 실례로 필기 발표 후, 적잖은 수험생이 본인이 가산점을 취득하지 않겠다고 한 선택을 후회합니다. 가산점취득을 선택했건 그 시간에 문제하나를 더 맞히겠다는 선택을 했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집중해야 합니다. 그 1점이 여러분의 1년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5. 면접 준비
이제 남은 건 공무원으로 가는 최종관문, 면접입니다. 필기합격자 발표 날 합격문자를 받고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공무원카페를 통해 면접스터디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국가직 면접 준비 기간은 2달 정도로 비교적 넉넉하기 때문에 스터디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초반(1~3주)에는 주제에 맞는 자신의 경험을 나열하고 서로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중반(4~6주)에는 사전조사서를 쓰는 연습 위주로, 후반(7~8주)에는 모의면접을 하면서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후반에 다른 면접스터디와 조인해서 모의면접을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관세직렬은 면접 결원이 거의 없기 때문에('12년의 경우 결원 1명) 끝까지 열심히 준비하셔야 한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6. 글을 마치며
공부를 하다보면 '아, 이젠 정말 못 버티겠다'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 때, 더는 못 버티겠다고, 마지막이라고 느꼈을 때 여러분이 딱 30분만 더 버텨주길 바랍니다. 그렇게 30분이, 하루가, 일주일이, 일년이 쌓이면 내년에는 여러분들의 관세직공무원 관복 입은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 드릴 수 있을 겁니다.
저 역시 버티기 어려울 것만 같았던 그 시간을 지나 지금은 서울세관 FTA1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출근길에 서울세관 정문으로 들어가는 것에, "안녕하십니까 서울세관 FTA1과 이ㅇㅇ입니다"하고 업무전화를 받는 것에도 제법 익숙해 졌습니다. 낯설고 어려웠던 업무도 업무 경험이 풍부한 여러 선배님들께 차근차근 배워가며 사무실의 일원으로 녹아가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이 곳 서울세관에서, FTA과 사무실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 하루도 여러분들이 마지막이라고 생각될 때 딱 30분만 더 버텨주길, 힘을 내주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