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28일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방안을 확정 발표하자 이동통신3사가 모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그 내용은 판이하게 달라 주목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일부 제한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어떠한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KT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룰을 제시했다며 완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KT는 인접 주파수를 할당받기위한 경매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LTE-A 서비스를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실시하도록 제한을 가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수준의 이의를 제기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관계자는 KT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KT가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일종의 표정관리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미래부와 KT가 짜고치는 고스톱에 놀아났다"며 격앙된 어조를 보였다.
미래부는 이날 기존에 발표한 5개안에 대해 공개토론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KT 인접대역이 포함된 밴드플랜과 포함되지 않은 밴드플랜을 복수로 제시, 혼합방식의 경매로 입찰가가 높은 밴드플랜과 낙찰자를 결정하는 방안’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각 대역별 최저 경쟁가격도 제시했다. 2.6GHz대의 A1A2,B1B2블럭은 각 4788억원, C1C2블럭은 6738억원 그리고 문제의 D2블럭은 2888억원으로 결정되었다.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주파수대역은 현재 KT가 사용하고 있는 1.745GHz와 1.755GHz보다 바로 인접한 1.735GHZ와 1.745GHz 사이(노란색부분)이다.
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번에 경매에 붙여지는 어떤 주파수 대역을 할당 받더라도 그 자체로는 최신 LTE-A(어드밴스트)를 지원할 수 없다.
반면 KT의 경우에는 주파수대역이 연결되어 있어 별다른 비용과 기간 소요없이 즉시 LTE-A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이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매우 유리한 입장이다.
다시 말해 KT의 경우 인접대역을 할당받는 것과 동시에 편도 4차선 고속도로가 8차선 고속도로로 확장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고속도로를 새로 건설하는 것과 비슷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할 처지이다.
한편 SK텔레콤측은 "일괄경매 형식을 도입해 공정한 것처럼 보이도록 했지만 실질적으로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는 문제의 대역을 확보하더라도 당장 광대역 서비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전파확보에 전력을 다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KT는 당장 광대역서비스가 가능한 인접대역의 확보에 모든 비용과 노력을 쏟을 수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인접대역을 확보할 경우 7조원 대의 경제효과를 감안하면 어떠한 출혈을 감수해도 유리한 경쟁구도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KT의 인접대역 할당을 막기 위해서는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의 불필요한 출혈을 해야 할 처지이다. 이들 회사는 이 주파수를 확보하게 되더라도 기존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들과의 파편화 문제가 발생해 비싼 돈을 들여 입찰에 응할 경제적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이외에 오름순차 횟수를 50라운드로 제한하고 라운드별로 올릴 수 있는 금액의 범위를 1%로 제한한 것도 KT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경매방식이라고 보고 있다. 즉 최종 50라운드까지 경매를 진행한다고 해도 최저 입찰가보다 1300억원만 추가하면 원하는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KT는 KT에게 인접대역을 할당함으로써 기존의 전국망을 활용할, 신속한 광대역서비스는 물론 비용절감과 가입자들의 편의성도 함께 증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KT측은 또 산업의 발전과 국민편익을 우선시해야할 미래부가 전파법 및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사업자간 입찰담합행위를 조장해 과열경매를 부추긴데다 LTE-A 서비스 지역을 지역별로 제한함으로써 지역차별행위까지 조장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편 미래부는 “1.8GHz 및 2.6GHz 대역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을 통해 국민들이 고품질의 데이터 서비스를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광대역망 조기 구축을 통해 조속히 이동통신 산업 생태계 선순환을 촉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