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납세자연합회는 외부회계감사 등 자발적 간접세무조사의 활용을 통한 지하경제 양성화방안을 주제로 납세자포럼을 열고, 기업의 자발적 회계감사와 관련, 각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포럼에서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김갑순 동국대 경영학부·이선표 경인여대 세무회계학부·박훈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공동 집필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간접세무조사에 해당되는 외부회계감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외부회계감사를 강화할 경우 약 2조500억의 법인세수 증대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이는 2011년 법인세 총 세수 44조9000억원의 4∼5%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에 대해 학계와 기업계 인사들은 일부 긍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윤성철 대한변호사협회 사무총장은 "회계감사를 자발적으로 받는 법인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면 자발적 회계감사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어 투명성 있는 기업회계가 담보될 수 있다는 것은 직관적으로 볼 때에도 타당한 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과연 기업의 회계가 투명하다고 해 이것이 곧바로 세수확보의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이며 의문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갑식 Fesco Lines Korea, 대표이사는 "자발적 외부감사는 법적 강제성이 없더라도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외부감사를 받은 재무제표를 신뢰하고 있다"며 "과세관청, 금융사 등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외부감사를 통해 기업 투명성이 제고되는 장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부감사는 사후적인 적발 기능뿐 아니라 회계부정이나, 소득 탈루 등의 악습을 사전 예방하는 장점이 더욱 강조되어야 하며, 소규모 기업의 경우가 오히려 규모가 큰 기업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발적 회계감사의 인센티브가 세원투명성 및 지하경제양성화에 미치는 영향분석의 결과 해석 시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발적 회계감사와 관련된 인센티브 증대가 세원투명성 및 지하경제양성화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와 지하경제양성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의 개발 등을 통해 실증적인 분석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심충진 건국대 경영대 교수는 "회계의 투명성은 근본적으로 세원의 투명성과 깊은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외감법을 개정해 외부회계감사 대상 기준금액 중 자산총액 100억원에서 대폭 낮출 필요성이 있다"며 "개인적인 의견으로 60억원까지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료를 보면)수입금액 100억원 이하 소득 탈루율이 평균 70% 이상인데, 이 부분을 자율적인 회계감사제도의 도입으로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행 탈루방지를 위한 조세제도의 미미점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대한 폐지론이 나오고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신용카드공제제도 자체는 유지되어야 사업자의 소득탈루를 방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 "자발적인 외부회계감사보고서는 앞으로 세무행정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기 때문에 당해 감사보고서에 대한 품질을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현재 법정외부감사를 받는 기업의 감사보고서에 대해 시행하고 있는 품질관리를 자발적인 외부감사보고서에도 시행하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공인회계사회 등이 자체적인 품질감사를 통해 자발적으로 외부감사를 받은 기업의 감사보고서에 대한 품질을 관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남석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금융위원회는 국제감사기준 도입에 따라 회계감사기준을 전면 개정했다"며 "다만 회계감사기준은 국제회계기준과 달리 우리나라가 반드시 전면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기업회계개혁법의 경우에도 공개회사회계감시위원회가 감사기준에 대한 승인을 통해 회계감사기준의 질적 통제를 도모하고 있다"며 "종래 회계기준에 비해 회계감사기준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 같다. 향후 회계감사기준의 질적 향상과 실효성 확보를 위해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