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녹취파일 100개…월간지 모 기자 휴대폰 녹음 절취" 주장
"휴대폰 녹음과 권영세 녹취내용 동일한지는 잘 몰라"
새누리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한 것과 관련해 대선전에 대화록을 '사전 입수'했다는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당내 자중지란으로 곤혹스런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28일 김무성 의원의 'NLL 대화록 사전 입수' 발언을 언론에 흘린 발설자와 권영세 주중대사(대선 당시 종합상황실장)의 녹취록 유출자 색출 소동을 벌였다. 또 민주당이 제기한 '권영세 녹취 파일 100건'이 모 월간지 H모 기자의 휴대폰에서 유출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H모 기자의 휴대폰에 담긴 녹음이 민주당이 공개한 권영세 녹취파일과 동일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확인해 봐야 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 김무성 발언·권영세 '녹취' 유출에 '색출자 소동' 곤혹스런 與 = 당내 인사의 '배신'과 '유출자 색출소동'이 거듭 논란이 되자, 새누리당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이같은 폭로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누리당이 제대로 된 정황설명 없이 의문만 가득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민주당을 자극, '녹취파일 100개'를 입수한 경위를 밝히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날 오후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녹취록 100건'이 어떻게 입수됐는지에 파악된 경위를 말씀드리겠다"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녹취본 100건은 월간지 H모 기자가 휴대폰 기종을 바꾸면서 민주당 김 모 당직자에게 사진과 녹음파일을 옮겨달라고 부탁하면서 유출됐다"고 폭로했다.
이어 "민주당 모 의원실로 옮겨줬고 녹음이 민주당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H모 기자의 녹음파일의 입수경위를 밝혀야하나. 절취라면 엄연한 불법이다. 민주당은 과연, 절취 전문당인지, 도청 전문당인지 입장을 밝혀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홍 대변인은 왜 H모 기자가 휴대폰 녹음파일을 민주당 당직자에게 옮길 것을 부탁했는지, 새누리당은 어떻게 H모 기자의 휴대폰 녹음이 유출된 것을 알았는지, 그 녹음 파일이 '권영세 녹취 파일'과 동일한 것인지 등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 H모 기자 휴대폰 녹음내용과 권영세 '녹취'와 동일? "잘 모른다"…정황 설명 못해 = 홍 대변인은 '어떻게 관련 내용을 알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도 잘 모른다. 윤상현 수석(원내수석부대표)에게 들었는데 윤 수석이 파악 했을 것이다. 공개하라고 해서 오픈한 것"이라고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또한, 녹취록 절취문제와 관련해서도 정확한 근거를 설명하기보다는 "우리 쪽에서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추측'으로만 일관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권영세 실장과 논의한 참석자 중 한명이 제보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그것과 이게(H모 기자의 휴대폰 녹음) 똑같은지 모르겠다. 민주당이 말하는 녹취본 파일 100건에 대한 사태파악을 해봐야 한다"고 핵심 쟁점을 비켜갔다.
이어 "그게 제보인지, H모 기자의 파일인지 경위를 밝히라는 것"이라며 거듭 민주당이 '녹취록 입수 경위'를 밝힐 것을 종용했다.
■ 민주 "권영세 녹취록, 정상적이고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 = 한편,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정확한 제보에 의한 것"이라며 법적 검토를 이미 마쳤음을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어제는 도청, 오늘은 절취, 내일은 협박이나 강압이냐"며 "계속 시리즈를 하는 것 같은데 녹취록은 정상적인, 적법한 절차에 의한 것이고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면 법적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은 그 녹취록에 따라 사실관계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법에 의한 처벌을 받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한,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 등 입장 표명과 조치에 따라 추가 녹취 폭로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이 H모 기자 휴대폰 녹음 유출에 대한 추가 의혹이 더 나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