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까다로웠던 한·아세안 FTA 관련 원산지 증명 절차가 내년 1월1일부터 보다 쉽고 간편하게 개선된다.
우리 기업들의 원산지 증명서 유효기간이 2배 이상 늘어나고, 여러 종류의 물품에 대해서도 원산지 증명서를 1건으로 통합해 발급 받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30일 한·아세안 FTA 이행을 소관하는 양자간 협의기구인 '한·아세안 FTA 이행위원회'를 지난 27일 개최, 원산지 증명 부담을 완화하는 관련 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승인된 '한·아세안 상품무역협정의 원산지증명 운영절차 규정(OCP)' 개정안은 오는 2014년 1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한·아세안 교역 규모는 지난 2007년 6월1일 FTA 발효 이후 2007년 719억달러에서 2012년 1311억달러로 연평균 12.8%씩 급증했다.
아세안은 지난 2007년 중국, EU, 미국, 일본 등에 이어 우리나라의 제5교역국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중국에 이은 제2교역국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기업들은 아세안과의 교역규모 급증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원산지 증명 절차 등으로 인해 FTA 활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우리 기업들이 공개하기 어려운 '수출가격' 등 일부 정보를 원산지 증명서에 반드시 기재해 공개해야만 했고, 함께 수출하는 여러 종류의 물품에 대해 다수의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등 원산지 증명서 준비에 불편함이 많았다.
원산지 증명서 발급이 수출신고 시점 이후에 다소 지연되면 아세안 국가들이 증명서를 아예 인정해 주지 않는 경우도 많았고, 원산지 증명서 유효기간도 6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너무 짧았다.
기재부는 우리 기업들의 원산지 증명 관련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9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8차례에 걸쳐 관세원산지소위원회 및 이행위원회를 개최했고, 지난 27일 관련 규정 개정에 합의했다.
우선 원산지 증명서 유효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려 수출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했다. 우리나라가 체결한 다른 FTA의 경우 원산지 증명서 유효기간이 한·미 FTA 4년, 한·EU FTA 1년, 한·인도 CEPA 1년 등으로 최소 12개월 이상이다.
현재 일부 아세안 국가들은 수출신고일로부터 3일 이내에 발급된 원산지 증명서만 인정하고 있지만, 수출신고 시점 이후라도 선적일로부터 3일 이내에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하면 그 효력을 인정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원산지 증명서 발급 기한이 수출신고일로부터 3일에서 선적일로부터 3일 이내로 바뀌어, 우리 기업들은 최대 30일의 연장효과를 얻게 됐다.
내년부터는 수출기업이 원하지 않을 경우 원산지 증명서에 제조자 이름과 가격정보(FOB)를 쓰지 않아도 된다. 원산지 증명서 첨부 서식을 도입해 물품 종류가 많은 경우에도 원산지 증명서를 1건으로 통합·발급할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연간 2회 정도 아세안과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대한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