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NLL'대립 속 민생법안 일부 통과…당초 기대 못 미쳐
'민생국회', '상생국회'를 외쳤던 6월 임시국회가 마무리됐다. 6월 국회 마지막 날인 2일 여야는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민생법안 처리 등 94건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논쟁을 벌였던 경제민주화 관련 민생법안이 일부 통과됐다는 점에서 6월 국회 성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NLL 발췌록' 기습공개 논란 등으로 당초 '정쟁이 아닌 생산적인 국회'와 '민생법안 최우선 처리'라는 여야의 다짐이 무색하다는 평가다.
특히, 사회적 공분을 샀던 '갑의 횡포'를 막기 위한 일명 '남양유업 방지법'과 박근혜 대통령 대선공약인 순환출자 금지, 제2금융권 대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 강화 관련 경제민주화 법안, 지방예산 고갈이 우려돼 처리가 시급한 영유아 보육법, 근로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문제 등은 '국정원-NLL' 사태로 뒷전으로 밀렸다.
■ 일감몰아주기규제·전속고발권 폐지 등 경제민주화 대표법안 통과 = 국회는 2일 본회의에서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법안인 일명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안'(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본사와 가맹점 간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프랜차이즈법'(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산업자본의 은행자본 보유 한도를 9%에서 4%로 낮추는 금산분리강화법(금융지주회사법ㆍ은행법 개정안)과 서민층의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국회는 지난 달 25일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법안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일명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경제민주화 대표 입법들을 처리했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인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개정안과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과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 개정안 등이 가결됐고, 일자리 창출 차원인 고용창출 투자 세액공제 기본공제율 인하와 렌트푸어들의 ‘목돈 안드는 전세’ 제도를 활성화 하기 위해 세제혜택 등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도 통과됐다.
한편, FIU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지난 1일 법사위에서 보류되어 본회의 통과가 무산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6월 국회 우선 처리 법안이라는 점을 감안해 본회의 사이에 물밑접촉을 통해 뒤늦게 상정, 처리했다.
■ 기대 모았던 '남양유업방지법' 보류…예산 고갈 우려 '영유아보육법'도 무산 = 하지만, 지난 달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됐던 '남양유업 방지법'인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민주당 이종걸 의원 발의)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새누리당 이종훈 의원 발의)은 정무위에서 병합심의 과정을 거쳤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정무위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법안이 현행 규제보다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다보니 재계의 반발이 커 정부여당에서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며 "두 법안은 장렬하게 '동반자살'한 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방예산고갈이 제기되는 영유아 보육비와 관련, 영유아보육비의 국고 보조율을 높이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도 정부 측이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해 처리가 무산됐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은 지방재정 부족을 이유로 개정안의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아울러 노동계 현안인 근로시간 단축·정리해고 요건강화·통상임금 개편 등도 환경노동위 법안소위에서 여야 대립으로 끝내 파행됐다.
6월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이들 법안은 새누리당이 7월 임시국회를 반대해 9월 정기국회로 처리가 미뤄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