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이 같은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행보로 시장은 이후 한은이 보여줄 금리변화에 대한 행간의 의미를 읽기에 분주했다.
9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6월 26일∼7월 1일 사이 채권전문가 201명(127개 기관투자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9.2%가 7월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채권전문가들이 5월과 6월에 각각 71.3%와 98%로 동결을 예상했던 것에 비해 오른 수치다.
시장에서는 금리동결 자체보다 한은의 경제상황 인식을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날 함께 발표되는 경제성장률 수정치와 김중수 한은 총재의 입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앞서 김 총재는 경제 성장률 수정 전망치가 종전 2.6%에 비해 0.2%포인트 올라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5월 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 효과가 올해 경제 성장률을 0.2% 정도 끌어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문제는 이 같은 경제상황에서 한은이 앞으로 기준금리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 여부다.
국내 경제가 5월 금리인하와 추경 편성에도 불구하고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인하를 추진할 수 있지만 문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다.
일단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10일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전미경제연구소(NBER) 주최 행사에서 경기부양책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버냉키 의장은 "당분간 높은 수준의 경기순응책이 필요하다"며 "실업률이 목표치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금리를 자동으로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조만간 출구전략을 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한은이 미국의 출구전략에 맞춰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한 금리 인상 필요성은 여전하다.
국내 경기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 요구가 상당하다. 5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금리는 크게 상승하며 약발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고, 국내경기 활력이 떨어지며 저성장의 고착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리동결 자체보다 향후 금리변화를 저울질하고 있는 한은의 경제상황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시장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