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감면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겠다던 정부가 '약속'을 지켰다.
비과세·감면 축소의 방향은 '재원확보', 사실상 증세에 맞춰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표면적으로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정비대상 비과세·감면은 44개. 이 중 34개(77.3%)를 일몰종료 또는 축소하고 6개(13.7%)는 적용기한을 폐지해 영구화하거나 일몰 연장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특히 전자신고세액공제, 지급명세서 전자제출 세액공제, 환어음 등 현금성 결제 등에 대한 세액공제제도 등 '정책목적'이 달성된 비과세·감면은 과감히 폐지하고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 석유제품 전자상거래에 대한 세액공제특례 등은 재설계했다.
상생협력 중소기업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등과 같은 '빈껍데기' 비과세·감면은 폐지했다.
하지만 정부가 메스를 가한 비과세·감면은 44개뿐만이 아니다.
환경보전시설 투자세액공제,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세액공제, R&D설비투자 세액공제 등 기업투자와 관련한 비과세·감면 등의 경우 일몰도래 여부와 관계없이 선제적으로 손을 대 감면율을 줄였다(차등화).
예산지원을 포함해 제도와 연계한 여러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결과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비과세·감면을 줄인 것은 '재원확보' 필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춘 대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야기할 만한 부분도 눈에 띈다.
특히 R&D설비투자 세액공제를 큰 폭으로 줄인 것(대기업 10%→3%, 중견기업 10%→4%, 중소기업 10%→5%)은 재계의 반발을 불러올 소지가 크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투자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투자로 가는 길목을 막은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내놓을만한 대목으로 보여진다.
정부의 과감한 비과세·감면 축소 기조는 향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과세·감면 축소로 향후 5년 동안 18조원의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