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등 세금을 홈택스(www.hometax.go.kr)를 통해 전자신고할 경우 부여하던 세액공제혜택(전자신고세액공제)의 전면 폐지가 추진된다. 제도 도입 과정에서 설정한 '정책목적'이 모두 달성됐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기획재정부는 8일 2013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전자신고세액공제 제도를 내년부터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전자신고세액공제 금액은 소득세와 법인세의 경우 건당 2만원, 부가가치세는 건당 1만원이다. 주로 납세자들의 의뢰를 받아 신고를 대리하는 세무대리인들이 공제혜택을 받고 있으며 공제한도는 개인 세무사 등 연간 400만원, 세무법인 등은 연간 1000만원이다.
정부가 전자신고세액공제를 전면 폐지키로 한 근본적인 이유는, 전자신고율 제고라는 정책적 목적이 소진됐기 때문. 실제로 현재 각 세목별 전자신고율은 2011년 기준 법인세 97.5%, 소득세 87.8%, 부가가치세 80.3% 등 상당한 수준이다.
정책목표가 달성된 만큼 불필요한 재정누수를 막겠다는 복안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전자신고세액공제 폐지로 당장 '타격'이 불가피한 세무사 등 세무대리 업계 여론을 어떻게 무마하느냐다. 정책목표가 달성된 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조세제도의 원칙상 합당하지만, 현실적 측면에서는 정책목표만을 고집할 명분이 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무사회 등은 지속적으로 전자신고세액공제 한도금액을 인상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고, 지난해 기존 300만원이었던 한도가 400만원으로(세무법인 800만원→1000만원) 상향조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세무대리 업계 입장에서는 꾸준히 상향조정해 오던 세액공제 한도를 단 1년만에 '정책목적 달성'을 이유로 폐지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세무대리인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까지만 해도 혜택을 확대했는데 한 순간에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세무대리인은 "그동안 세무대리인들이 정부의 전자신고 협력요청에 부응, 만만치 않은 시설투자비용을 사용했다"며 "세무사들이 세액공제를 바라고 협조해온 것은 아니지만, 전면 폐지할 경우 세무사들의 입에서 '더 이상 전자신고에 협조하지 못한다'는 얘기까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세무대리인은 이어 "폐지를 한다면 일정기간에 걸쳐 차등적으로 공제한도를 줄여 가는 등 충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