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세관에서 원산지 검증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세 납부 등을 거부하는 수입업체들의 '꼼수'가 더 이상은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표한 2013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우리나라 세관이 외국세관에 원산지 조회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회신이 없을 경우, 업체가 특혜관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현재 한·미 FTA와 한·EU FTA로 인해 할당관세와 특혜관세 등이 적용되면서 수출입 업체들이 받는 관세 혜택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원산지 검증에 대한 준비는 미비해 납세자와 과세당국 간의 '충돌'이 빈번하게 빚어지고 있다.
특히 특혜관세를 적용 받으려면 반드시 원산지 증명을 해야하지만, 큰 시장인 미국과 EU를 상대로 체결된 FTA가 1~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수출입 기업들이 원산지 증명 서류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문제는 이를 악용해 원산지 증명 서류가 충분치 않음에도 일단 특혜관세 혜택부터 받거나 원산지를 속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일선 세관들은 해당 수입국의 세관에게 원산지가 맞는지 여부를 조회하는 일이 자주 있어왔지만 외국세관이 이를 제때 회신해 주지 않아 이 과정에서 납세자의 불복청구 사례가 제기되어 왔다.
최근, S물산이 서울세관을 상대로 낸 관세와 부가가치세 7억원 부과 취소소송에서 패소하는 일도 있었다.
서울세관은 S물산이 수입한 스위스산 금괴의 원산지가 스위스산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스위스 세관에 원산지 조회를 요청했지만 수개월간 아무런 회신이 없었다.
결국 서울세관은 S물산에 관세와 부가세를 부과했고 S물산은 이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며 불복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사례를 막기 위해 기재부는 실제 원산지와 다르거나 상대국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회신하지 않는 경우 특혜관세 적용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 내년 1월1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