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유 제조업체들의 가격인상 추진 움직임이 소비자단체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랜 기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일부 장수 브랜드 제품들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감안 시 ‘착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20년 ~ 50년 이상된 장수제품들의 현재 판매가격이 출시 이후 현재까지의 물가상승률 대비, 현저히 낮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리딩브랜드로서의 상징성과 생산설비 개선, 박리다매 전략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현대약품의 기능성 음료 브랜드 ‘미에로화이바’는 오랜 시간 동안 착한 가격을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제품중 하나다. 1989년 국내 최초의 기능성 식이섬유 음료로 출시된 미에로화이바 100ml 한 병의 가격은 당시 다른 음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500원이었다.
그러나 이후 꾸준히 생산 설비를 개선하면서 품질 관리와 원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노력한 결과, 현재 미에로화이바 1병의 편의점 가격은 800원으로 지난 24년 간 약 1.6 배 오르는데 그쳤다.
한편 2013년 7월 기준 기능성 음료 부문 소비자 물가 지수(2010년 100 기준)는 103.7로 미에로화이바가 출시된 89년 7월 44.928 대비 약 2.3배 올랐다.
동아제약의 ‘박카스’는 1963년에 출시되었는데, 당시 한 병 가격은 40원이었다. 50년이 지난 현재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당시보다 100배 넘게 뛰었고, 택시 기본요금은 당시 60원에서 40배나 올랐다.
하지만 현재 박카스 1병의 편의점 가격은 700원으로 약 17배 오르는 데 그쳤다. 원가 절감을 위한 자동화 시설 투자와 싼값에 많이 팔아 이윤을 창출하는 박리다매의 판매 전략 등이 높은 가격인상을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1971년 출시된 한국 야쿠르트의 유산균발효유 ‘야쿠르트’는 당시 25원에서 현재 150원으로 6배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자장면 값이 55배, 서울 시내버스 요금이 69배 오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착한 가격인 셈이다.
미에로화이바와 박카스, 야쿠르트는 각각 식이섬유 음료, 드링크 음료, 발효유 음료 시장의 대표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표 브랜드가 가진 상징성과 함께 소비자의 충성도가 큰 제품들이라는 점이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억제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현대약품 식품마케팅팀 김성훈 팀장은 “국내 최초의 기능성 식이섬유음료였던 미에로화이바는 기능성 음료 시장의 리딩 브랜드로써 엄격한 제품 관리와 생산 설비 개선을 통해 물가 상승률 대비 저렴한 제품 가격을 유지해 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합리적이고 친소비자적인 가격 결정을 통해 더욱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