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외환카드 통합추진 7000억원 출연금 마찰
외환은행 자산 강탈vs인적분할 따른 자산조정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의 카드부문에 대한 통합이 추진되며 잠시 소강상태였던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갈등이 다시 표출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부문 실무자로 구성된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한 테스크포스(TF)'에서 최근 통합법인 설립을 위해 외환은행에 자본금 7000억원을 출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외환은행 노동조합에서는 사실상 '곶감 빼먹기식' 자산 강탈행위가 시작됐다고 보고 성명서를 통해 하나금융을 맹비난하는 등 갈등이 점차 증폭되는 분위기다.
노조는 하나금융에서 하나SK카드의 만성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견실한 브랜드로 커 온 외환카드를 희생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에 따르면 하나SK카드는 2009년 113억원, 2010년 348억원 등 적자를 기록하다가 2011년 SK텔레콤의 휴대폰 할부요금 관리 수수료 등 비카드사업의 일회성 수익으로 인해 218억원 '반짝 흑자'를 기록했다. 이후 2012년 326억원 적자를 기록한 뒤 올해 1분기 14억원 적자를 보고 있다.
이처럼 하나SK카드는 은행에서 분사한 이후 좀처럼 힘을 못 쓰며, 시장 점유율 7%에서 4.5%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하나SK카드는 총자산 7조원의 대부분이 부채로 이뤄져 있고 자기자본은 6800억원에 불과한데 여신전문금융업법이 정한 자기자본대비 자산비율인 6배를 넘어 10배를 초과한 상태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도 이 같은 부실을 해결하기 위한 국면 타개용이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외환은행에 7000억원의 자본금 출연을 요구한 것도 하나SK카드의 부실을 메워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기준을 충족하게 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노조 측은 "영업양도 등 다른 방식을 택할 경우 외환은행은 1조원 규모의 매각대금을 받을 수 있는데도 인적분할로 이를 완전히 떼먹는 것도 모자라 아예 7000억원의 현금을 내놓으라는 것이 카드통합의 모든 것"이라며 "사상 최악의 강도행위다"고 반발했다.
노조 측은 외환카드의 인적 분할로 매년 500억원 규모의 업무대행 수수료가 없어지고, 당기순이익의 10% 가량이 유실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해당 TF에서 통합법인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외환은행의 출연금 등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TF에서 카드 통합 법인 등을 논의하며 자본금 출연 등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안에 대해 통보받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7000억원의 출연금을 강탈했다는 것은 과도한 표현이며 인적분할에 따른 자연스러운 자산조정 측면에서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